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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M&A·구조조정 급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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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M&A·구조조정 급류

입력
200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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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회사가 굿모닝증권을 인수한 뒤 신한증권과 합병키로 함에 따라 증권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증권가에서는 이미 각 은행 및 증권사간 짝짓기에 대한 시나리오가 유포되고 있고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인수ㆍ합병(M&A) 및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증시가 활황세인데다가 증권 업계의 소유 지분 특성상 ‘빅뱅’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 신한굿모닝증권 업계 6위

신한금융지주회사는 8일 굿모닝증권의 대주주인 H&Q 등으로부터 지분 30%를 인수,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을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 형태는 굿모닝증권이 신한증권을 합병하는 모양세로 합병 비율은 신한증권 보통주 1주당 존속회사 보통주 1.9976주이다.

양 증권사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6월27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친 뒤 합병 기일인 7월31일까지 합병 작업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존속법인의 상호는 신한굿모닝증권(가칭)으로 변경되며 발행 주식 총수는 2억3,436만3,327주, 자본금은 1조1,718억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신한굿모닝증권의 시장 점유율도 6.90%로 6위권 증권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 증권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업계에선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합병을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 증권업계는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맹주 증권사가 없이 삼성(2월말 기준 점유율 9.63%) LG투자(8.86%) 등 5대 증권사와 굿모닝(5.07%) 미래에셋(4.73%) 등 중소형 증권사 등 모두 40여개 증권사의 춘추전국시대.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 실현과 증권사 대형화를 통한 투자은행 육성 등을 위해 M&A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그러나 대그룹 계열 증권사가 많은 증권업계의 특성상 증권업계는 사실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한굿모닝증권이 신한은행의 대폭적인 지원아래 급성장할 가능성이 커 기존 증권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원증권 권기정 연구원은 “신한굿모닝증권의 탄생은 판매 채널의 확충, 고객 정보 공유와 금융 상품의 개발 등의 측면에서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5위권 내의 증권사로 진입하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그룹 계열 증권사와 단독 증권사가 주도하던 증권업계 구도에 자본력을 가진 은행계열 증권사가 본격 가세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은행과 증권의 영역파괴라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 대우증권 한빛증권 합병설 등

그러나 증권사 순위변동보다 중요한 것은 지지부진한 은행 및 증권사간 짝짓기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약한 중소형 증권사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굿모닝증권의 탄생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증권업계에는 각각의 시나리오가 작성되고 있다. 먼저 대우증권에 대해 우리금융지주회사가 남다른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대우증권과 한빛증권의 합병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리젠트증권과 일은증권의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브릿지증권도 KGI증권과의 추가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AIG생명과의 합병 추진이 결렬된 상태지만 푸르덴셜생명이 인수 가능성을 시사, 이미 푸르덴셜생명이 투자하고 있는 제일투자증권과 한솥밥을 먹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증시 활황 구조조정 발목

그러나 일각에선 증권 업계 구조조정이 해묵은 과제인데다가 대그룹 계열 증권사가 많고 소유 구조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며 조심스런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증시 활황으로 먹고 살 만한데 굳이 구조조정에 앞장서겠느냐”며 “큰 흐름은 은행과 보험, 증권의 벽이 무너지는 것이지만 당장 이러한 ‘빅뱅’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굿모닝증권은 9.66% 상승, 7,490원까지 치솟았고 신한지주는 1.62% 올라 1만8,800원으로 마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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