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임재욱(29) 한 사람이다. 또는 처음에는 듀엣이었으나 솔로로 바뀌었다.’그러나 포지션은 1996년 ‘후회 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임재욱과 안정훈(31) 두 사람이다.
다만 4집 ‘블루 데이’부터 역할을 나누었다.
노래나 방송 등 모든 대외 활동은 임재욱이 하고, 곡 작업은 안정훈이 한다. 말하자면 각자의 포지션을 잡은 것이다.
새로 발표한 여섯번째 음반 ‘더 로맨티시스트’에도 둘은 철저하게 각자의 포지션을 지켰다.
안정훈은 ‘상심’ ‘바램’ ‘이별 이야기’ 등의 작ㆍ 편곡을 했고, 음반 표지에까지 혼자 모습을 드러낸 임재욱은 노래만 했다.
임재욱이 빠진 대신 다른 작곡가들이 많이 참여했다. 주영훈 김형석 윤일상 유정연 황세준 김조한 등 내로라 하는 일급 작곡가들이다.
모두 발라드다. 작사가도 강은경 이승호 심현보로 최정상급.
때문에 포지션의 새 음반은 마치 정상급 작곡가들이 발라드 경연대회를 벌이는 것같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주류 발라드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케스트라 반주의 웅장한 스케일과 기승전결식 구조, 단조의 멜로디, 애절한 기타 간주 등 이미 귀에 익숙한 공식들도 많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로 먼저 공개된 ‘마지막 약속’과 방송용 타이틀인 ‘상심’ 외에도 ‘독백’ 등 모두가 이른바 ‘타이틀 곡 감’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노래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아 지루한 느낌도 있다.
이에 대해 임재욱은 “지난 번 일본 곡을 리메이크 한 ‘아이 러브 유’ 음반 때문에 일부러 그랬다”고 설명한다.
“빅 히트를 하고 나니 모든 것을 우리가 해보자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해 실패한 전례가 많잖아요. 좀 더 기다려 봐야죠.”
여러 사람에게 곡을 받으면서 보컬인 임재욱의 노래실력은 훨씬 늘었다고 한다.
무조건 지르기보다는 완급을 조절하려 했고, 고음만이 아니라 중저음에도 충실하려 했다. 확실히 새 음반에는 낮고 속삭이는 듯하면서도 귀에 오래 머무는 노래들이 전보다 많다.
포지션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또 하나. ‘보컬인 임재욱은 내성적이고 말이 없다.’ 전혀 아니다. 임재욱은 말이 빠르고 직설적이다.
7일 첫 방송에서도 다음 순서인 박경림의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박경림을 좋아하지만, 너무 쉽게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것 같아 가수로서 보기 안 좋았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사람들이 임재욱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음악 프로 외에는 TV 출연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 대신 콘서트에 가본 사람은 그가 어떤 형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번에도 20, 21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을 시작으로 지방 도시를 차례로 돌 예정이다.
공연무대는 안정훈도 함께 선다. “가수에게는 역시 음악과 공연이 먼저이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든 포지션의 두 사람은 한 팀”이라고 말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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