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4. 우리나라 유일의 동호인 하키팀인 서울대가 2002 전국춘계남녀하키대회에 참가해 거둔 성적이다. 6경기를 치렀으니 4분30초마다 한골씩 허용해 경기당 16골씩을 내준 셈이다.2일 성남시청에 0-22로 패하면서 시작된 실점행진은 한체대에 0-16으로 지더니 4일 김해시청에 0-30으로 패해 3년전 자신들이 세운 국내 한 경기 최다실점 신기록(0-33)을 깰 뻔 했다.
하지만 순천향대에는 0-18, 청주대에는 0-14로 져 같은 대학팀에는 절대 20점대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뚝심(?)을 과시했다.
1956년 창단된 서울대 팀은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선수를 뽑아 경쟁력을 갖췄으나 이후 특기생 선발을 중단하면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현재 팀원 22명 전원은 고교때 하키스틱을 잡아본 적이 없는, 호기심으로 하키부에 입단한 아마추어들이다.
주장 이창현(체육교육3)씨는 “장비는 성남시청 등에서 얻어써 해결하지만 맨땅에서 훈련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면서 “선배들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매주 3차례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하키팀의 소원은 1부리그 경기서 한 골을 꼭 기록하는 것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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