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 금융위기 처방을 강력히 비판했던 저명한 국제경제학자 제프리 삭스(47) 하버드대 교수가 뉴욕의 컬럼비아대로 자리를 옮긴다.컬럼비아대는 삭스 교수가 7월부터 기후변화와 질병 확산 등 문제를 연구하는 8개 그룹의 연합체인 지구연구소장을 맡을 것이라고 6일 발표했다. 컬럼비아대는 스카우트 조건으로 연봉 30만 달러에 각종 혜택 및 보너스를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고문으로 임명된 삭스 교수는 개도국의 빈곤과 에이즈의 감염 확산 등 세계화 문제에 대한 처방책을 연구할 예정이다.
삭스 교수는 29년 전 하버드대에 입학한 이래 한번도 하버드대를 떠나본 적이 없어 그의 이번 이적은 화제를 낳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총장과의 갈등설도 그 중 하나다. 삭스 교수는 “소머스 총장은 나를 전적으로 지원해 왔다”며 “그러나 800명의 연구진을 이끌 수 있는 새 직책은 놓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기회”이라고 말해 갈등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서머스 총장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금융위기를 맞은 아시아 국가들에 고금리 정책을 요구한 데 대해 그가 스탠퍼드대의 죠셉 스티글리츠 교수와 함께 잘못된 처방이라고 비난했던 전력 때문에 갈등설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해 7월 스탠퍼드대를 떠나 컬럼비아대로 옮긴 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타 교수를 잇달아 영입한 컬럼비아대는 한 세대 전 구가했던 국제경제학의 명문 자리를 회복했지만 하버드대는 또 한 사람의 저명 교수를 잃게 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