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가 월드컵에 거는 기대는 아주 크다. 장기간의 불경기와 지난해 미국의 9ㆍ11테러로 빚어진 침체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분위기만 바꾸어 놓는다면 월드컵으로 인한 대외적인 홍보효과, 주5일 근무제의 확산, 경제활성화 등 관광산업을 호황국면으로 이끌 수 있는 호재들의 힘을 한껏 받을 수 있다.
월드컵은 그 자체만으로도 막대한 관광수입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월드컵대회 기간에 외국관광객 유치만으로도 생산량은 약 1조7,000억 원, 부가가치는 7,000억 원 정도 늘어서 4만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은 약 24만7,000명. 12일간 머물면서 1인당 평균 1,201달러씩 쓸 것으로 예상된다.
지출액은 모두 9,000억 원이고 생산유발효과는 2배에 가까운 1조7,000억 원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4%를 차지하며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0.11% 높일 만한 액수이다.
업계는 이에 힘입어 올해 관광산업의 성장률이 전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관광연구원이 관광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의 관광산업 매출성장률은 8.6%이다. 전체 경기성장률에 대한 전망 3.5~4%의 2배가 넘는다.
문제는 월드컵 기간이 아닌 그 이후이다. 행사가 끝난 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의미하다. ‘다시 찾는 한국’이 중요하다. 관광마케팅에 성패가 달렸다.
월드컵 관광마케팅의 요점은 크게 두 가지. 홍보와 상품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많은 홍보를 펼치고 있다.
미국 중국 남미 서유럽 중ㆍ동부유럽 등 5개팀의 홍보유치단을 파견해 붐을 조성하고 있다. CNN, 스타TV 등 국제적인 영상매체는 물론 인터넷과 인쇄매체를 활용한 한국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이후 관광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에서는 거센 한류열풍을 이용한 스타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매력적인 상품개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비교가 된다. 관광상품의 경쟁에서 지면 월드컵으로 인한 관광이미지의 과실을 일본이 몽땅 가져갈 수도 있다.
월드컵 관광의 기본상품은 지역축제와 시티투어. 경기가 열리는 10개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축제를 정비중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개최시기를 월드컵에 맞추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몇 가지 축제를 6월에 집중시킨 곳도 있다.
또 지역축제에 대한 정비가 개최도시에만 치우쳐 있어 다른 지역은 오히려 관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오직 월드컵만 바라보고 있다. 그 이후는 대책이 없다.
시티투어는 아직 시장이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민간업자의 참가가 불가능하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지자체 혹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티투어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관리ㆍ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월드컵이 임박했는데도 거의 빈차로 운행한다.
과감한 연계상품의 개발도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한일연계상품, 남북한연계상품 등이 대답이 될 수 있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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