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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이길 수 있다] (3)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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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 이길 수 있다] (3)간암

입력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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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간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3명으로 아주 높은 편이다.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0년 암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전체 암 가운데 간암이 위암과 폐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다.

특히 남자의 경우 간암이 위암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간암 발생률이 높은 것은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많은 탓이기도 하지만 국민 1인 당 술 소비량이 세계 1위인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만성 B형 간염 환자가 습관적으로 술을 마실 경우에는 간암 발생률은 더욱 높아진다.

대부분 간염이 간경변으로 이행한 뒤 간암으로 발전하지만, 간경변으로 되지 않고 곧바로 암으로 발전하는 수도 있다.

최근 공중위생이 향상되고 B형 간염 백신이 보급되면서 간암의 주원인인 만성 B형 간염환자가 줄어 들고 있는 만큼 수십 년 뒤에는 간암 발생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암이 주로 발생하는 50대의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아직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어 간암 발생률이 눈에 띄게 줄어 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에게 주로 발생

간암은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 질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실제 간암 환자의 80%가 B형, 10%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B형과 C형 간염 환자의 간암 발병률은 연구 발표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C형 간염이 오히려 B형 간염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간혹 평소 건강하던 간염 보유자가 간암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상 여부를 발견하기 힘든 기관이라서 암세포 크기가 작으면 전혀 증상을 느낄 수 없으므로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는 수가 많다.

■정기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 가능

간암을 불치의 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얼마든지 완치할 수도 있다.

간암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어서 발견하기가 힘들고 자각증상이 생기면 이미 병이 많이 진행한 뒤라서 손을 쓰기 힘들다.

심한 간경변으로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 등 효과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1980년대 초 초음파를 시작으로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을 암 진단에 이용하면서 간암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완치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간학회와 국립암센터가 마련한 간암 조기 발견하기 위한 권고안에서는 30세 이상의 만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간초음파검사와 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1기환자 수술 5년이상 생존률 60%넘어

수술로 간암세포를 제거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간경변이 심하지 않고, 암세포가 5㎝ 미만인 제1기 간암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60% 이상으로 높다.

암세포는 작지만 간경변이 심해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기 어려운 환자라면 간 이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수술을 하더라도 간암의 원인인 만성 간 질환이 치료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간 이식 후 계속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므로 재발 확률도 높다.

수술을 할 수 없는 간암이라면 간동맥 색전술, 에탄올 주입법, 극초단파 응고술, 방사선물질 주입술 같은 국소치료법과 전신 항암요법 등을 사용하게 된다.

■만성 간 질환자라면 6개월마다 검사받아야

간암을 예방하려면 원인인 간 질환에 걸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중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필요하면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산모라면 신생아가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늘어날 여지가 많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급적 다른 사람의 칫솔이나 면도기는 사용하지 말고 혈관을 이용한 마약 투여도 삼가야 한다. 습관적인 음주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만성 바이러스 간염을 앓고 있는 경우, 음주는 금물이다.

만성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관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6개월마다 간암 선별검사를 받아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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