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심장근육에 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 환자들이 느끼는 가슴통증을 ‘협심 흉통’이라고 말하며 여기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다. 평상시 흉통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체로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생기게 된다.
흉통에 대한 환자들의 표현은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다” “빠개지는 듯하다” “고추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가슴이 벌어지는 듯하다” “숨이 차다”는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다. 그만큼 흉통으로 인한 고통이 크다.
간혹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협심증이 가벼울 경우에는 약물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심각하면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삽입술(그물망시술)을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의 기본 원리는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고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동맥경화증 때문에 혈관이 아주 좁아졌다면 약물 치료로 혈관을 넓혀주는 효과까지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심장 근육의 과부하를 막아 협심증을 줄일 수 있다. 병세가 심각하지 않거나, 고혈압ㆍ당뇨병 등과 같은 지병이 있으면 약물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약물 복용 후에 협심 흉통이 약해졌거나 사라졌다 해서 병이 완전히 나았다고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장 중요한 약물 - 아스피린
아스피린은 협심 흉통 자체를 줄여주는 약제는 아니지만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치료에 필수적이다.
진통효과를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많은 양이 필요하므로 심한 소화장애나 장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소량 복용하면 우리 몸의 혈소판에 작용해 혈전(피떡)을 줄여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전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생긴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터져 나오면서 생기는데, 아스피린은 혈관 내에 이러한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용량은 하루에 80~200㎎을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사망률을 줄이는 유일한 약물 - 베타차단제
베타차단제는 심장 박동 수를 감소시키고, 심장 근육의 수축력과 혈압 등을 떨어뜨려 심장 근육에 필요한 산소 요구량을 줄여 준다.
특히 혈압 강하 효과가 뛰어나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심장 수축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환자가 먹으면 심부전이 우려되며, 맥박이 아주 느려지거나, 혈압 저하, 기관지 천식, 저혈당, 발기 부전, 권태감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베타차단제로는 테놀민, 켈론, 인데랄, 셀렉톨 등을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달라진다.
■뇌졸중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 - 칼슘차단제
칼슘차단제는 말초 신경을 확장시켜 혈압을 떨어뜨린다. 강력한 혈관 확장 효과로 인해 안면 홍조, 두통, 부종 등의 가벼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칼슘차단제로는 헤르벤 아달라트 베라파밀 노바스크 등이 있으며, 환자에 따라 처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치료 약물 - 니트로글리세린제제
협심 흉통 발작시에는 설하정 제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면 수 분 내에 효과가 나타난다. 만약 5분 이내에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면 다시 먹으면 된다.
하지만 흉통이 20분 이상 지속되면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일 수 있으므로 재빨리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계단을 올라간다든지 빨리 뛰어야 하는 경우처럼 협심 발작이 예측되는 상황에서는 니트로글리세린제제를 예방 목적으로 미리 먹는 것도 방법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반드시 낮춰야
고(高)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증과 협심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평생을 두고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약물요법을 쓰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협심증으로 진단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 이상이라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상동맥질환이 가벼울 경우에는 약물로 콜레스테롤 수치만 떨어뜨려도 치료 효과가 있다.
간혹 장기간 약물복용으로 간기능 수치가 다소 올라가기도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약물을 많이 복용할 경우에는 아주 드물게 근육이 썩기도 한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에는 반드시 고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 박승정 울산대 의대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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