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계 자금 '대박의 계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국계 자금 '대박의 계절'

입력
2002.04.08 00:00
0 0

외환위기 직후 저렴한 가격에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했던 외국계 투자자금이 최근 잇따라 지분 매각에 나서, 막대한 투자 차익을 거두고 있다.최근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굿모닝증권을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굿모닝증권의 외국계 대주주들은 5배 이상의 투자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퍼시픽그로스펀드(APGF) 등 4개 외국계 투자기관이 1998년 굿모닝증권(당시 쌍용증권)을 인수할 당시 투자 원금은 962억원(1주당 1,250원ㆍ전체지분의 40%).

이들은 지분중 5%를 이미 처분, 926억원의 이익을 챙긴데 이어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4,354억원의 이익(4일 주가 6,930원 기준)을 추가로 얻게 된다.

962억원을 투자해 5.5배인 5,280억원의 벌게 된 것이다. 투자원금에 따른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수익률이다.

1999년 1월 서울증권을 인수했던 조지 소로스의 퀀텀 인터내셔널 펀드도 지난달 총 지분(31.96%)의 6.28%(350만주)를 1주당 8,530원에 팔아 300억원을 벌었다. 보유지분 가운데 18%를 팔아, 투자원금(675억원)의 절반을 벌써 뽑아간 셈이다.

퀀텀 펀드는 이 과정에서 액면가가 2,500원인 주식에 1,500원의 현금배당을 발표, 지분매각을 위해 고의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2대주주인 국제금융공사(IFC)도 지난해 12월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 670만주를 확보한 뒤 올들어 216만주를 매각했다.

전환가격은 6,236원이었지만 평균 매각가격은 1만6,180원으로 주당 1만원(총 216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밖에도 상당수 외국계 투자기관들이 투자 3, 4년째에 접어들면서 지분매각을 준비중이다. 1999년 12월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탈은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이익실현이 가능하다.

5,000억원(1주당 5,000원)을 투자한 뉴브리지캐피탈은 1주당 1만~1만5,000원을 받아 최소한 5,000억원의 차익을 낸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대주주인 골드만삭스도 최근 5억달러의 원금을 회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골드만삭스 지분의 현재 평가액은 15억달러로 최소 10억달러(1조2,000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 컨소시엄은 내년 11월까지인 지분매각 제한이 풀리는 대로 철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칼라일측 평가이익은 현재 3,800억원으로 투자원금의 2배가 넘는다.

이에대해 외국계가 대주주인 금융기관 관계자는 “제일은행이나 굿모닝증권, 서울증권 등은 당시만해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곳”이라며 “이들 자금으로 인해 경영 정상화가 앞당겨 진 만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위기이후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자금은 전업 금융기관이 아니라 대부분 투자펀드였다”며 “정부의 근시안적 외자유치 정책때문에 선진 금융기법의 전수도 없이 국부(國富)만 유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