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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특사 방북성과 / 남북경색 해소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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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특사 방북성과 / 남북경색 해소 '돌파구'

입력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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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林東源) 특사의 방북은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가작(佳作)이었다.이번 성과를 기초로 남북관계는 6ㆍ15 정상회담 직후의 상황으로 회복되고, 북미ㆍ북일 접촉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임 특사 방북이 향후 남북, 북미관계의 순탄함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 위기의 흐름을 대화 쪽으로 끌어들이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할 수 있다.

남북은 대북 강경책을 펴고 있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북한의 자존심, 남한내 여론 등을 적절하게 소화하며 접점을 찾았다.

남측은 북미간 의제로만 간주돼온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에 개입,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북측은 남측의 설득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북미 대화로 나아가는 우회로를 마련했다.

양측은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었으나, 공동보도문에 구체화하지 않고 진행형으로 남겨두는 지혜를 발휘했다.

경의선-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도 남북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산물이다. 남측은 경의선 연결을 독촉했으나, 북측은 체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주저했다.

북측은 대신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추진 중인 러시아가 강력히 요구하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동해선 카드를 꺼냈다.

동해선 연결에는 금강산 관광 대가를 받아내겠다는 북측의 복안도 담겨있는 것 같다.

남북은 4차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협력위 재개에 대해서는 쉽게 접점을 찾았다. 이 두 사안은 남북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절충점이었다.

다만 북측은 이번에도 면회소 설치 등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확약을 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군사적 신뢰구축의 관건인 국방장관회담 등도 원칙적 합의 차원에서 마무리됐다. 군부의 동의가 필요한 북측의 사정이 반영된 것이다.

주적론(主敵論)과 민족ㆍ외세 공조 논쟁은 두고두고 불거질 전망이다.

임 특사는 한미일 공조가 대북포위망이 아니라고 강조했으나 북측이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하는 우리에게 부과된 숙명적인 짐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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