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Kidult)’ 상품이 뜨고 있다. 키덜트는 아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를 합성한 조어.유니섹스 브랜드, 꽃미남 브랜드가 남녀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면 키덜트 브랜드의 인기는 어린이 같은 취향의 소비계층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롯데백화점 본점 2층에 입점한 ‘바닐라 B’ 매장.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 사람과 개가 같이 입을 수 있는 커플 티셔츠 등 키덜트 상품이 주종을 이룬다.
이 매장의 김정자(32)씨는 “컨셉은 10대 느낌이지만 주 고객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라며 “물건을 찾는 주부들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한다.
조앤루이스, 타스타스, 오즈세컨 등 영캐주얼 매장에서는 여자아이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캉캉 치마, 꽃장식 신발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예 아동복을 구입해 입는 경우도 많다. 몸에 달라붙는 이른바 ‘보디 컨셔스’ 스타일의 옷은 젊은 여성들의 기본 테마가 된 지 오래다.
화장품에서도 키덜트 풍의 확산이 감지된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만화 주인공 및 유명 배우들의 캐릭터로 만든 캐릭터 화장품 코너인 ‘다마스카주니어’ 매장을 최근 오픈했다.
향수, 샴푸, 칫솔꽂이 등 40여가지 상품이 판매된다.
현대백화점 본점 아베다 매장에서는 크레파스 모양의 아이쉐도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 주부들은 주방용품을 사더라도 귀여운 인형 모양의 알록달록한 그릇, 다람쥐 모양의 물주전자, 달 착륙선 모양의 야채 세척기 같이 특색 있는 제품에 눈길을 돌린다.
명품도 키덜트 열풍에서 예외가 아니다.
소녀들의 머리에나 어울릴 법한 알록달록한 샤넬 방울 머리끈, 장 가스텔 바작의 도날드와 스누피가 그려진 스웨터, 에르메스의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넥타이 등은 키덜트족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명품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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