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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SK텔레콤 표문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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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SK텔레콤 표문수 사장

입력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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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표문수(表文洙ㆍ49) 사장은 휴대폰 위에 1,600만 가입자와 SK텔레콤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이동통신을 통해 고객 개개인이 자신의 ‘니즈’(Needs)에 맞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표 사장이 새로운 경영과 비즈니스의 밑그림을 그릴 때마다 붙잡는 화두다.

표 사장은 기술 융합이 빠르게 이뤄지고 사업영역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추세 속에서 고객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야말로 이동통신 업체의 생명선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임직원들에게 “업계 1등 기업이라고 자만하거나 나태해지지 말라”고 자주 말한다.

‘업계 1위’라는 생각에 젖어 변화에 둔감하고 조금이라도 긴장감을 늦췄다간 순식간에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해 경쟁 업체들에게 추월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표 사장의 그런 믿음은 1998년 12월 마케팅과 네트워크 업무를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문장직을 맡았을 때 겪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011은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는 소비자들만 이용하는 보수적인 이동전화’라는 이미지가 퍼져 있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1위 업체라는 점을 과신하는 분위기이었죠. 반면 후발 PCS 사업자들은 우리와 달랐습니다. 발랄하고 활기찬 이미지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습니다.

한 때 011의 시장 점유율이 30%대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정말 긴장했고, ‘이래선 안 된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표 사장 주도로 SK텔레콤이 탄생시킨 브랜드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TTL’이다. 20대 젊은 층을 겨냥한 TTL의 대성공은 SK텔레콤이 부동의 1위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표 사장은 ‘세그먼트(Segment) 마케팅’ 기법(연령ㆍ직업ㆍ계층별로 마케팅 방법을 달리하는 것)을 적극 활용, 10대를 위한 ‘TTL팅’, 20, 30대 직장인을 위한 ‘UTO’ 등 세대별 요금상품을 잇따라 출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해나갔다.

표사장은 TTL 브랜드 개발 이후 줄곧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해온 덕분인지 지난해 대학생들이 뽑은 ‘IT 분야 기업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경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던 표 사장은 89년 6월 선경그룹(현 SK그룹) 경영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94년 7월 SK텔레콤 기획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6년여만인 2000년 12월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따내고 국내에 무선인터넷 붐을 일으키는 등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그 때문에 표 사장은 기업 오너 일가(고(故) 최종현(崔鍾賢) SK그룹 회장이 외삼촌)임에도 전문 경영인으로 뿌리내리는데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표 사장은 벌써부터 10년, 20년 뒤 SK텔레콤을 이끌어갈 ‘최고 경영자’를 키우는데 골몰하고 있다.

선대 회장의 가르침과 경영철학대로 “경영자는 기업 발전을 위해 때가 되면 후배들을 위해 홀연히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임원은 각자 맡은 분야 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업무를 알아야 한다”며 사내에 ‘CEO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임원 3명당 교수 1명을 배정, 1년간 비전공 업무 분야의 강의를 듣고 논문을 쓰게 했다. 올 1월에는 ‘미래경영연구원’을 설립, 직접 원장직을 맡아 자신이 만든 교육프로그램 시안을 사원들에게 설명하는 등 임직원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 에너지’는 충만합니다. 통신과 방송과 IT가 결합한 강력한 형태의 새로운 ‘융합 산업’이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고, 상상하지도 못한 비즈니스가 현실화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10년, 20년 뒤의 시장 흐름을 전 임직원이 함께 연구해 미리 읽어내고, 기술에 관한 지식과 경영 능력을 구비하면서 균형된 판단을 할 수 있는 경영자가 나와야만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통신은 소비재가 아니라 사용할수록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생산재”라고 단언하는 표 사장은 “이동통신은 산업의 중심이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약력

▲1953년 경기 수원생

▲1972년 경기고 졸업

▲979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졸업

▲1986년 보스턴대 경제학 박사

▲1989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부장

▲1994년 한국이동통신 (주)(현 SK텔레콤) 기획이사

▲1995년 경영기획실장

▲SK텔레콤 무선사업부문장

▲2000년 부사장,대표이사 사장

▽가족관계 및 취미

▲1남2녀(부인은 한번도 공개한적 없어)

▲취미:클래식 음악감상

▲종교:천주교

▲담배 반갑,주량 소주 반병

◈ SK텔레콤은

SK텔레콤은 부동의 국내 1위 이동통신 업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가입자가 1,600만1,100명으로 52.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 3명중 1명은 SK텔레콤의 011, 017 이동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의 모태는 1984년 국내 최초로 차량 이동전화 업무를 시작한 한국이동통신서비스㈜이다. 1994년 당시 선경그룹(현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서비스㈜를 인수한 뒤 97년 3월24일 사명을 SK텔레콤으로 변경했다.

SK텔레콤의 성장사는 국내 이동통신 발전사와 궤를 같이 한다. 93년 이동통신기술개발관리사업단을 발족, 2년6개월간의 연구 개발 기간을 거쳐 96년 1월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이동전화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이후 CDMA 통신망 고도화 작업을 계속하면서 세계 최초 기록을 갱신했다. 2000년 10월 최대 144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cdma 2000-1x 상용화에 성공했고, 올해 1월18일부터는 인천과 서울에서 800MHz 대역의 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cdma 2000-1x EV-DO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3년에는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의 CDMA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을 단일 통화권으로 묶기 위해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다케스탄공화국 등 해외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을 하고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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