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아들과 처조카에게 줄 봄옷까지 장만해 놓았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고 동해선이 연결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6일과 7일, 이산 가족과 실향민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 상봉도 무산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주원택(朱元澤ㆍ82ㆍ서울 도봉구 창동) 할아버지는 7일 북녘에 두고 온 외동딸 윤옥씨에게 전달할 선물을 다시 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가족들에게 “진짜 가야 가나보다라고 느끼지…”라고 건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말 3차 상봉자 명단에 포함되고도 상봉계획이 취소되면서 몸져 누워야 했던 권지은(權志殷ㆍ88ㆍ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할머니는 이날 다시 산책을 시작했다. 북에 두고 온 막내아들 리병립(61)씨 등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 위해서다.
둘째 아들 이병조(64)씨는 “어머님은 임동원 장관 일행이 방북할 때부터 TV에서 눈을 떼지 않으셨다”며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향민 1세대들의 정착촌인 강원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동해선 연결소식이 전해진 후 들뜬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박임학(朴林學ㆍ73) 노인회장은 “철도를 타고 원산역에서 내리면 내 고향 북청군 신포읍이 바로 코앞”이라며 “고향 땅을 하루 빨리 밟았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그러나 동네주민 최모(34)씨는 “이곳 주민들의 이산가족 방문신청이 연거푸 성사되지 않아 소외감 마저 있다”며 “청사진 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적십자사 민병대 남북교류국장은 “이번에는 상봉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적십자회담 재개나 상봉 세부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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