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35). “사람 좋다”는 말은 이미 충분히 들었다. 그러나 연기자에게 그건 전제조건에 불과하다.그는 그의 길을 가야 한다. 탤런트라는 타이틀에만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 과학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서, 그리고 영화배우로서.
■진행자 차인표…과학 다큐 '블랙박스' 진행
“드라마가 아닌 다른 것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싶었다.”7일 KBS2 TV에서 처음 방송되는 과학시사다큐 ‘차인표의 블랙박스’의 첫 녹화현장에서 만난 차인표는 “Q채널이나 역사스페셜, 시사다큐등을 즐겨본다.
예전부터 다큐멘터리 진행을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이왕이면 시사다큐도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다큐를 향한 강한 욕구만큼 프로그램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직접 현장 취재도 나갈 생각이다.
특히 주제 선정에는 깊이 관여한다. “인간의 수명, 죽음의 순간에 관심이 많다”는 그의 제안에 따라 직업별로 표본 추출해서 수명에 대한 통계를 파악하는 내용도 기획 중이다.
연기자로는 8년 전에 데뷔했지만 MC 경력은 미천하다. 1998년 경인방송에서 토크쇼 ‘3일간의 사랑’을 1년간 진행한 게 전부.
“문성근, 유인촌 등 다큐 진행에서 성공한 연기자의 뒤를 따라가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면서도 “시청자를 이끄는 가이드보다는 그들과 똑같이 호기심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함께 결론을 찾아가고자 한다”는 진행원칙을 내놓았다.
첫 회의 주제는 다중인격.
순간뇌촬영자료등을 활용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미스터리 등 불가사의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신비현상을 다룰우려에 대해서는 “생활과 밀접한 주제, 이를테면 환경문제 등을 시사성이 강한 주제를 다루도록 제작진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가 된다고 한다. 시청률보다는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 ‘블랙박스’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 드라마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영화배우 차인표…영화 '아이언 팜' 순정파 돌쇠
영화 ‘닥터 K’‘짱’. 지금까지 배우 차인표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촬영한 ‘아이언 팜’(19일 개봉)의 차인표는 배우로서 꽤 믿음직한 모습을 보인다.
드라마 ‘불꽃’에서 보인 괜히 폼잡는 듯한 모습, 어색한 얼굴 표정을 찾기 힘들다.
그가 맡은 주인공 아이언 팜(최경달)은 첫사랑 여자를 찾아 미국으로 찾아온 의지의 사나이. “감독이 요구한 조건은 영어를 잘할 것, 근육질의 남자, 좀 진지하면서도 무식한 남자였다.
” 얼치기 이소룡 같은 모습으로 손바닥을 단련하는 모습은 멋져 보이기도, 멍청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기괴한 울음 소리를 더하면 그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순정파 돌쇠’다.
꽤 주문 사항이 많았던 코믹 캐릭터를 제대로 씹어 소화했다.
“코리아 타운서 촬영을 할 때 주민들이 끓여준 라면과 대추차 맛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초조한 상태라 영화가 얼마나 잘 나온 것인지 솔직히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랑할 땐 너를 위해 태평양도 건널 수 있다고 말한다.
죽도록 사랑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첫사랑에 실패한다. 그러나 진짜 태평양을 넘는 사랑도 있다는 것 을‘아이언 팜’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얼마 전 촬영을 끝낸 미니시리즈 ‘The Fist of Cheese’가 미국 폭스 TV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신청돼 미국 진출까지 노리고 있는 차인표. 이래저래 예감이 좋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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