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에 위치한 서울 소격동의 국군 기무사령부가 2006년 경기 과천시 주암동으로 이전한다.기무사 이전으로 서울의 얼굴 격인 경복궁 주변이 품격있는 문화적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된 점도 기쁘지만, 현대사의 한 어두운 기억을 씻어낸다는 점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1979년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12ㆍ12 사태를 주도하며 신군부의 정권창출 산실 역할을 했던 기무사에 대해서는 시민적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지금의 기무사 자리에는 사헌부나 사간원 등 조선시대 건물이 복원되거나 전시공간, 연극ㆍ음악회 등의 공연장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사간원ㆍ사헌부 등은 복원시켜 현재의 관련업무를 볼 것도 아닌 바에야, 맞은 편의 경복궁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고풍스런 경복궁과 맞은 편 사간동 거리의 맥락으로 볼 때, 그 자리는 문화벨트로 연계되어야 마땅하다.
사간동 거리는 80년대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특성에 맞춰 미술문화의 거리로 가꾸어 왔다. 주요 화랑들이 다수 그곳에 위치해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 화랑가인 인사동과도 이웃해 있다.
이런 이유에서 기무사 자리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건물로 개발하되, 미술 중에도 현대(컨템포러리)미술관이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
미술계에서 자주 지적되는 바이지만 우리에게는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과 그 덕수궁 분관이 있을 뿐이다. 미술계의 숙원은 근대ㆍ현대미술을 나누어 전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덕수궁 분관에서만 근대미술을 전시하고 있을 뿐, 서울 시내에서는 내외국인에게 역동적인 현대미술 작업을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이번 기회에 기무사 자리에 현대미술관이 세워져 미술계 숙원이 해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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