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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밤섬엔 자연의 신비가 숨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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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밤섬엔 자연의 신비가 숨어있어요

입력
2002.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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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이 있어요서강대교를 사이에 두고 한강 가운데 뜬 두개의 섬 밤섬은 서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사람들이 흘려보낸 온갖 폐수를 뒤집어 썼으면서도 놀라운 복원력을 발휘, 대도시에 있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가 됐다.

시끄럽고 복잡한 서울 한가운데,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 밤섬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밤섬이 있어요’가 발간됐다.

산업화를 이유로 파괴했던 자연이 서서히 살아나고, 온갖 생명이 깃들게 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자연 이야기다. 밤섬의 구석구석과 사계절을 예쁘고 환한 그림과 함께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지금은 무인도지만 원래 밤섬은 사람이 살던 곳.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고, 땅콩을 재배하고 목수일을 하면서 한강 물로 밥도 짓고 마시기도 했다. 은빛 백사장에서 수영을 하고 버드나무 숲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1968년 밤섬은 폭파됐다. 인근 마포 와우산 기슭으로 옮겨간 주민들은 폭파 단추를 누를 때 눈물을 쏟아냈다.

그렇게 파괴된 밤섬의 흙은 여의도 둑을 쌓고 땅을 다지는데 사용됐다. 영원히 사라질 위기의 밤섬. 그러나 한강물을 따라 내려온 흙이 조금씩 쌓이면서 밤섬은 다시 태어났다.

원래 모습과는 다르지만 갈대숲이 자라고 버드나무도 우거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살아났지만 특별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밤섬의 현재를 이 책은 밝은 수채화로 보여준다.

여름이면 흰뺨검둥오리가 조용히 알을 품고, 물속에서는 민물고기가 왔다갔다 한다. 까치 부부는 다리 밑 난간에 집을 지어 새끼를 키우고, 박새는 페인트통을 보금자리로 삼는다. 여의도 고층빌딩 난간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는 들쥐와 개구리 먹이를 밤섬에서 잡는다.

사라졌던 자라도 돌아왔다. 장마가 시작되면 상류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밤섬으로 떠 내려와 산을 이루지만 찬바람이 불면 청둥오리, 원앙이 멀리 시베리아에서 찾아와 겨울을 난다.

저자 이명희는 “밤섬에서 새와 물고기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저절로 자연보호의 뜻을 마음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그린 김명길은 밤섬의 모습을 담기 위해 밤섬을 10여차례 탐방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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