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종영한 MBC 드라마 ‘상도’의 엔딩타이틀. 극본에 최완규와 정형수 두 작가의 이름이 동시에 올라갔다.연속극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 작가를 교체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40부 예정으로 시작한 ‘상도’는 ‘허준’의 이병훈 PD와 최완규 작가가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 작품.
그러나 뒤늦게 10회 연장 방영하기로 결정되면서 올해 SBS ‘올인’을 집필하기로 계약한 최완규 작가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최완규가 ‘상도’의 연장분까지 집필할 경우 SBS가 이를 문제삼을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SBS프로덕션이 KBS ‘태조왕건’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SBS는 작가에 대해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태조 왕건’에 이어 ‘제국의 아침’까지 집필할 경우 SBS의 ‘야인시대’ 방송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상도’가 작가 교체에 대한 세간의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연속극 집필 경험이 전무한 정형수 작가로 최완규의 뒤를 이은 것은 계약을 무기로 딴지를 거는 상대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허울만 빌려오는 것은 치졸한 방법이기는 했다. 대외적으로는 ‘상도’에서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완규 작가는 마지막 회까지 깊숙이 관여했다.
작가 교체에 따라서 극 전개에 일관성이 떨어질 우려에 대해 이병훈 PD가 느긋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작가 교체 직후 이병훈 PD 또한 “최완규 작가가 기본 줄거리는 모두 잡아두었고, 제작진과 지속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도 밝혔다.
현대극보다 사극의 작가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사극 열풍이 지속되는 한 작가 확보를 둘러싼 방송사간의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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