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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주자 탐구 /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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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선주자 탐구 / 이회창

입력
2002.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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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경선 일정에 들어 가면서 “빈손으로 출발한다”고 다짐했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세론’만 들렸던 당내에서 어느 순간부터 ‘대안론’이 흘러 나오고 있고 당 바깥에선 노무현(盧武鉉) 바람이 거세다.

대안 부재론에 안주해 왔던 그로서는 예선에서부터 힘겨운 싸움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사즉생(死卽生)의 결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생존 능력만으로 치자면 그의 정치력은 후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단기필마로

입당해 1997년 여당의 ‘9룡 쟁투’에서 이겼고, 대선 패배 이후 8개월여만에 한나라당 총재에 복귀했다.

곧바로 세풍(稅風)과 총풍(銃風) 등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직격탄이 쏟아 졌지만 이를 내부 단합의 계기로 삼았다.

그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완승한 여세를 몰아 총재에 재선출돼 한나라당의 ‘창당(昌黨)화’에 성공했다.

반DJ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지적이 따라붙기는 하지만, 3김처럼 지역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오랜 기간 ‘야당 대통령’의 확고한 위치를 확보해 왔다.

그에게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상황이다.

그에게는 정치 입문 이래 붙어 다닌 ‘법과 원칙’의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으며 이는 유용한 자산이다.

중도 보수를 자처하는 그의 주변에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아닌 또 다른 지지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이런 원칙론에 공감하고 호응하는 계층이다. 이 총재측이 약간은 불안해 하면서도 경선 낙승을 점치는 것도 안정된 지도력과 원칙을 함께 갖춘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퇴색하지 않았다고 보는 때문이다.

반면 정치를 대화와 타협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의 정치력에 극히 낮은 점수를 매긴다. 원칙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동지보다 적을 많이 만들어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16대 총선 공천과정에서의 조순(趙淳)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 등의 잇따른 탈당, 올 2월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탈당,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냉랭한 관계 등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위험 회피형’쪽에 가까우며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확률이 낮은 완승 완패의 승부수를 던지기보다는 승산있는 타협을 택한다. 이런 성향은 최근의 당 내분에도 작용했다.

우여곡절 끝에 ‘버려야 얻는다’는 조언을 받아 들였지만 여전히 자신의 승부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듯하다.

거기가 바로 그의 정치적 모험심의 한계점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총재때 참모·보좌진들 경선캠프 합류

경선 캠프는 단촐하다.

1997년 대선 때부터 측근이었던 신경식 의원이 경선대책본부장을 맡았고, 실무팀에는 총재직 사퇴 직전의 참모ㆍ보좌진들이 포진했다.

김무성 전 총재비서실장이 상황실장, 정병국 의원 정태윤 전 비서실 부실장이 상황실 부실장이다. 대변인에는 정세분석 능력, 정치적 감각 등을 감안, 이병석 의원을 임명했다.

이종구 양휘부 이병기 박진씨 등 전 총재 특보단도 고스란히 경선 캠프로 옮겼다.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도 사표를 내고 합류했다. 진영 위원장(서울ㆍ용산) 등 경기고 동문들은 막후에서 뛰고 있다.

하순봉 의원 등 문제가 됐던 측근 3인방은 캠프에 발길을 끊은 상태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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