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미국 해병대가 쿠바에 온다면 그들은 전부 카리브 해에 수장될 것이다. 미국이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그들의 개입이 있으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긴 저항, 불굴의 저항이 있을 것이다. 쿠바는 쿠바인의 것이다.”
라틴아메리카가 탄생시킨 가장 걸출한 혁명가로 평가 받는 피델 카스트로(76)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2년 여의 게릴라전 끝에 1959년 1월 쿠바의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했을 때 그의 나이 불과 33세였다.
그로부터 40여 년, 미국 대통령은 아홉 명이나 바뀌었지만 카스트로는 지금도 쿠바 인민을 혁명광장에 모아 놓고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고 있다.
미국의 라틴아메리카연구회장을 역임한 저자 로버트 쿼크는 이 영원히 젊은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의 모습을 생생히 우리 앞에 보여준다. 출생배경부터 게릴라전과 혁명 과정, 빈곤한 요즘 쿠바의 현실까지를 방대한 사료를 통해 되살려냈다.
그가 극한으로 치닫던 냉전의 시대에 미국을 “인류의 시체를 먹고 사는 독수리”라고 외칠 수 있었던 카리스마의 근원까지 꼼꼼히 파헤쳤다.
“역사는 나에게 무죄판결을 내릴 것이다.”(1953년 군사재판 당시) “죽은 영웅은 살아있는 영웅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혁명 직후)
카스트로의 주옥 같은 어록과 영웅적 행동 외에, 저자는 그의 혁명과 장기집권에도 불구하고 점점 쇠락해가는 쿠바의 절망적인 현실에 주목했다. 화려한 전기를 마무리하면서 저자가 “역사는 혁명가 카스트로를 다시 한번 심판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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