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좌파적 정권’ 발언에 대해 “비이성적이고 비도덕적인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 전 총재가 지지도 하락을 반전시키고 당내 다른 보수주자들에게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색깔론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아울러 현 정부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을 싸잡아 ‘좌파’로 공격, 동일화해 영남지역의 반(反)DJ 분위기를 부추기겠다는 속셈도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 색깔론을 차단하지 않으면, 계속 대권다툼 속의 정쟁에 휘말릴 것으로 판단, 반격에 나선 것이다.
전윤철(田允喆)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치졸한 이념논쟁’ ‘구시대적 유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 전 총재는 발언의 진의를 밝히고 국론을 분열시킨 데 대해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전 실장은 “좌파적 정권이라면 주요 기업의 국유화를 단행한다”면서 “그렇다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전 실장은 또 “평소 이 전 총재는 경제와 민생문제에 있어 상생의 정치를 했다고 강조했다”면서 “지금까지 좌파적 정권과 상생을 해온 것인가”라고 거듭 물었다.
전 실장은 또 “이 전 총재가 문제삼은 사회복지비용의 경우는 남미의 좌파 정권에서는 재정의 40%를 차지하지만, 우리 재정에서는 8%”라며 “집권하면 복지비용을 안 쓰겠다는 말인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전 실장은 대북 퍼주기에 대해서도 “서독은 우리에 비해 수 십 배의 지원을 동독에 했다”면서 “서독이 좌파적 정권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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