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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청소 할아버지' 은동기씨 "골목길 쓰레기보면 못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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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의 '청소 할아버지' 은동기씨 "골목길 쓰레기보면 못참아"

입력
200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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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마을 구석구석 골목길에 굴러다니는 휴지나 담배꽁초를 그대로 지나치지 못하는 할아버지가 있다.평생의 신조가 청결이라는 이 할아버지는 전북 정읍시 북면 장학리 장재마을 은동기(85)씨. 은씨는 2월 면민 표창에 이어 5월 1일 정읍시의 모범시민 표창을 받는다.

은씨의 쓰레기 줍기는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해묵은 습관이다.

마당에 지푸라기 하나 굴러다니는 것도 참지 못했던 선친의 내력을 대물림한 은씨는 줍고 쓰는 부지런한 습관 덕분에 아직도 자전거를 타고 2㎞나 떨어진 교회에 다닐 정도로 건강하다.

2년 전 마을 어귀에 800평 규모의 공동작업장이 조성되자 젊은이도 꺼리는 작업장 청소를 전담하겠다고 나섰다.

은씨는 작업장 청소를 맡은 뒤 벽에 흰색 페인트로 '휴지와 담배꽁초 버리는 곳'이라 써 놓고 20ℓ들이 빈깡통 3개를 비치했다.

이렇게 모아진 쓰레기는 자신이 만든 간이소각로에서 처리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폐품은 분리수거해 경로당에 별도로 모아놓고 있어 마을에서는 쓰레기를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은씨는 “작은 일로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다”면서 “주변을 정리하는 일은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두루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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