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의 이념논쟁 속에서 반짝 홍보로 반사 이익을 보는 곳이 있다. 바로 민주노동당 이다.이인제 후보는 노무현 후보의 급진성과 진보성을 부각시키며 “마치 민주노동당 후보 같다”고 몰아 세웠다.
노 후보는 “나야 말로 민주당 정강 정책에 가장 충실한 사람”이라고 맞받아 치고 있지만 아무래도 재미를 보는 쪽은 두 후보 보다는 민주노동당 같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게 아니라 고래 싸움에 어부지리를 얻는 망외(望外)의 소득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 민주노동당이 어떤 당 인가를 알아봤다. 2000년 1월 창당했고 권영길씨가 대표로 선출돼 2002년 연임 됐다. 당원은 2만5,000명. 재정은 전적으로 당비에 의존한다.
당비는 월 1만원. 당원은 노동자가 70%, 중소자영업자 농민 빈민 학생 순으로 구성됐다. 공직후보와 당직은 100% 상향식으로 선출된다.
4ㆍ13 총선에서 원내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출마자 평균득표율이 13.1%이고 전국에서 유효표의 1.18%를 얻었다.
▦ 이 후보가 노 후보를 민주노동당 후보 같다고 몰아붙인 계기는 권영길 대표의 말지(誌) 인터뷰이다.
이 후보는 권 대표가 말지 3월호 인터뷰에서 “노무현씨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으며 진보정당의 후보가 적격”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대표의 얘기는 이 후보측 주장과 거리가 있다. 권 대표는 “이회창과 노무현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러나 노무현과 권영길의 차이는 더 크다” 면서 “노무현은 민주당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뒤 탈당, 진보정당과 함께 하는 것이 역사 발전에 더 기여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 말했다.
민주당의 보수성을 지적한 셈이다.
▦ 노무현 돌풍이 일자 대선이 보ㆍ혁대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씨가 경선에서 승리하면 그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임을 내세우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
민주당의 정강 정책 어디를 봐도 소위 혁신의 냄새는 나지 않는다. 노씨는 정계개편을 통해 민주당을 보ㆍ혁으로 쪼개버리지 않는 한 개혁을 지향하는 보수정당의 후보다.
이병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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