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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좌파' 개념 논란…일제때 첫 등장,사회주의로 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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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좌파' 개념 논란…일제때 첫 등장,사회주의로 통용

입력
200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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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3일 현정권을 좌파적 정권이라고 공격하고 나서면서 좌파 개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국어사전에는 '좌파'가 '어떤 단체나 정당에서 급진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로 설명돼 있다.

유럽에서 좌파는 사회당,사회민주당,노동당,공산당 등을 뜻하면서 동시에 같은 당내에서 급진파를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유럽연합(EU)15개국 중 좌파 정권은 8개국이다.최근 우경화 바람 탓에 줄었지만 1990년대는 거의 좌파 일색이었다.유럽의 좌파는 정책에서 경제성장보다는 분배·복지에 더 비중을 두고,기간산업 국유화 등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를 중시한다.

일제시대인 1920년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좌파라는 용어는1945년 해방직후 좌ㆍ우 대결을 거치면서 좌익이라는 용어와 함께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와 같은 말로 통용됐다. 군사정권 시절 민주 인사에 대해 용공 혐의를 뒤집어 씌울 때는 좌경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하지만 냉전시대의 해체와 함께 남북 화해협력이 모색되는 현 시점은 ‘좌파’란 용어가 이중적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과도기이다.

좌파는 외국처럼 선악의 개념 없이 단순히 사회주의ㆍ혁신주의ㆍ공산주의 노선 등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단체제 하의 ‘레드 콤플렉스’ 때문에 ‘좌파’는 객관적인 용어라기보다는 ‘빨갱이’ 등의 표현과 함께 부정적이고 감정적인 용어로 사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연세대 김주환(金周煥ㆍ신문방송학) 교수는 “유럽에서는 좌파(left) 우파(right)란 말을 거리낌 없이 쓰면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인다”면서 “정당간 이념적 거리가 좁은 미국에서는 좌ㆍ우 개념보다는 진보(liberal) 보수(conservative)란 용어를 흔히 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좌파란 용어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병국(金炳局ㆍ 정치학) 교수는 “매카시적 공세를 펴면서 딱지를 붙이는 것도 냉전적 사고이지만 이념ㆍ노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색깔론이라며 답변을 거부하는 것도 냉전적 사고”라며 “유럽ㆍ미국처럼 이념ㆍ정책 노선을 놓고 활발히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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