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정보시스템(GPS)이 일상생활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고 있다. 지금까지 GPS는 군 부대나 정보기관, 가스 또는 상하수도 통제 기관 등이 관련 시설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관용(官用)’ 기술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GPS가 최근 어린이와 노약자 보호, 스토커나 학원폭력 방지 등 실생활과 밀접한 용도로 속속 변모하고 있다.현재 국내에 소개된 생활 관련 GPS 응용기술은 퀄컴의 ‘지피에스원’ 솔루션. 퀄컴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사업부가 개발한 이 솔루션은 GPS 위성 정보와 CDMA 기지국의 신호를 동시에 수신해 위치 정보를 계산해낼 수 있다. 또 높은 빌딩숲 속에서도 발신자의 위치를 50㎙ 오차 이내로 찾아낸다.
■GPS는 사설 119
미국 일본 등 GPS 선진국에서는 심장마비ㆍ절도ㆍ유괴 등 각종 응급상황에 대비한 GPS 솔루션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퀄컴의 지피에스원 기술을 활용한 미국 디지털 앤젤사의 심장 박동 모니터는 바이오 센서와 GPS칩이 내장된 손목시계 겸 호출기로 항상 사용자의 심장 박동수와 체온을 모니터한다. 박동이나 체온이 위험 수위에 이르면 즉각 디지털 앤젤사의 중앙통제센터에 위급신호를 보내 병원과 구조센터 가족들에게 사용자의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
미국의 첨단기기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 디지털 솔루션스사는 납치와 유괴를 막기 위해 인체에 넣을 수 있는 초소형 GPS칩을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이미 환자의 몸에 삽입하는 GPS칩인 ‘베리칩’을 개발해 미 식품의약국(FDA)의 안전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의 보안서비스 회사인 세콤은 도난차량 추적서비스에 GPS 기술을 응용해 사용하고 있고 어린이의 옷과 운동화에도 GPS칩을 달았다.
■GPS 휴대폰 시대
휴대폰 사용자 3,000만명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에서는 휴대폰과 GPS의 만남이 활발하다.
KTF가 2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엔젤아이’는 외부 오차범위 50㎙ 수준에서 어린이와 치매노인의 위치를 확인해준다. 엔젤아이는 GPS위성과 퀄컴의 MSM 3300칩을 이용, 가입자의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지국의 셀 정보만을 사용하는 기존 위치추적 서비스에 비해 정확도가 10배 이상 높다. 가입자가 엔젤아이 단말기의 콜 버튼만 누르면 관제센터로 곧바로 연결돼 위치 정보를 알려주게 된다.
SKT도 GPS를 이용한 차세대 위치기반서비스(LBS) 사업을 상반기 중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SKT는 GPS 단말기를 소지한 노약자나 어린이의 위치를 확인시켜주는 기능 외에도 학원폭력이나 스토커에 대비한 신변 안전용 출동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보안업체인 에스원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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