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남자단식의 기대주 손승모(22ㆍ원광대ㆍ사진ㆍ세계랭킹 14위)가 부활의 청신호를 올렸다. 손승모는 지난 달 31일 폐막한 2002눈높이코리아오픈 배드민턴대회 결승에서 ‘떠오르는 신예’ 린단(중국ㆍ세계랭킹 3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지난 해 9월 홍콩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총상금 17만달러 이상의 메이저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손승모는 “8강 정도를 예상했는데 대진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지만 이번 대회 준우승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지난 해 초중반까지 승승장구하다가 12월 국내 최고대회인 눈높이컵 배드민턴 최강전에서 3위에 떨어지는 등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함과 동시에 동갑내기 라이벌 이현일(한체대)의 그늘을 벗어나게 됐다.
이현일은 린단과의 8강전에서 3세트동안 단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고 완패했지만, 손승모는 결승전 첫 세트에서 린단을 7_1로 꺾는 등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손승모는 지난 겨울동안 매일 400㎙ 트랙을 10바퀴 이상 도는 장거리 러닝 등을 통해 체력을 보강했고, 3대1 플레이 연습 등으로 네트플레이를 가다듬었다.
그 결과 장신(181㎝)을 이용한 스매싱의 위력은 더해졌고, 약점이던 네트플레이 기술도 향상됐다. 결승전 초반 린단은 손승모의 정교한 헤어핀에 당황, 3개의 범실을 연속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린단의 허위 동작에 말려 여러 차례 위기에 빠지는 등 아직 설익은 경기운영 능력은 앞으로 집중 보완되어야 할 과제다.
2일 시작된 일본오픈에서 세계 톱랭커들과 다시 실력을 겨룰 손승모는 “중국의 벽을 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며 “스피드를 보완해 9월 아시안게임에서 숙원인 남자단식 메달을 반드시 획득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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