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중저가 숙박시설로 제공될 서울의 ‘월드인’이 대부분 ‘러브 호텔’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현재 지적되고 있는 월드인의 대표적인 문제는 침대.
서양 사람들은 가족 간에도 더블침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지만 ‘월드인’은 대부분 더블침대를 구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일 “더블침대의 경우 이불이라도 별도로 사용토록 유도하라”는 지침을 일선 구청에 내려보냈다.
시 관계자는 “지금 와서 침대를 교체하는 것이 불가능해 내린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월드인’ 지정 여관의 주차장 가림막과 어두운 실내 조명도 문제이다.
서울시는 업소들이 스스로 이를 개선토록 유도할 방침이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
관악구의 경우 월드컵 개막 직전인 5월20일까지 여관의 가림막 철거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재 국제전화 공중전화기가 설치된 월드인은 9곳이고,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25%인 109개 업소에 불과해 월드컵 숙박 준비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시는 인터넷 초고속망 설치를 위해 업소에 신용보증기금 융자를 안내하는 한편 인근 PC방의 환경을 개선해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월드인으로 지정된 곳은 465개 업소 1만3,000여 객실이다.
현재까지 개별 관광객 863명이 521개 객실을 예약했고, 단체 관광객 1,886명(844객실)이 예약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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