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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약초박사' 김재길씨 "백두산 약용식물 백과사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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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약초박사' 김재길씨 "백두산 약용식물 백과사전 냅니다"

입력
200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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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천연 약초만 연구해온 한 약사가 백두산 자생 약용식물을 백과사전에 담았다.충북 청주시 석교동에서 동제원 약국을 운영하는 김재길(金在佶ㆍ65)씨는 지난 10여년간 백두산을 누비며 직접 확인하고 촬영한 약용식물 450여종을 담아 ‘백두산 약용식물 도감’을 펴낼 예정이다.

그동안 8차례 백두산에 올랐던 김씨는 최근 약초 하나 하나에 컬러사진을 붙이고 특징, 쓰이는 부위, 올바른 처방법, 감별법 등에 대한 자료 정리를 마무리 지었다.

이 책에는 백두산에서만 자생하는 ‘장군풀’‘패모’등을 비롯해 남한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300여종의 희귀 약초가 수록될 예정이다.

“북한지역 백두산에서 채집 활동을 못한 것이 아쉽다”는 그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약용식물을 알리고 북한의 천연약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40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세계적인 희귀식물 수십종을 발견하고 약초 백과사전을 잇따라 발간해 ‘약초박사’로 통하는 김씨가 약초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49년 초등학교 시절.

어미 족제비가 구렁이에 물려 다 죽어가는 새끼 족제비에 은행잎을 따다 덮어줘 생명을 구하는 것을 보고 약초에 정신이 팔렸다.

이후 한약방을 하는 집안 아저씨를 따라 약초를 캐러 다니다 26살 늦깎이로 충북대 약대에 입학했다.

그 동안 김씨가 처음 발견해 직접 학명을 붙인 식물만 ‘각시족두리풀’‘털현호색’등 10여종에 이른다.

또 국내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은꽃대’‘산천궁’등 50여종을 학계에 처음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김씨는1984년 5,000여종의 약초를 집대성한 ‘천연약물원색대사전’(3,400쪽)을 발간했고, 95년에는 중국정부 산하 중국의학과학원과 공동으로 ‘동양전통약물’이란 약초도감을 펴내기도 했다.

충북대 약대 강사 시절 학생들로부터 ‘제2의 허준’이란 별칭까지 얻었던 그는 “생약연구를 이을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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