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몰려온다. 몸집은 작지만 전세계 300만종이 넘는 개체를 유지할 정도로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곤충의 생태가 안방극장에 펼쳐진다.EBS는 5일(밤 10시)에 잔혹한 장수말벌의 세계를 담은 ‘장수말벌’(연출 문동현), SBS는 6일(밤 10시50분)에 ‘곤충, 그들만의 세상’을 방영한다.
‘장수말벌’은 땅벌, 말벌, 뱀허물쌍살벌, 별쌍살벌, 어리별쌍살벌, 호박벌, 호리병벌 등 다양한 야생벌의 생태를 소개한다.
주인공 장수말벌은 크기가 3.5㎝~5.5㎝인 육식성 말벌로 꿀벌과는 천적. 장수말벌의 세찬 공격에 꿀벌을 잃고 마는 양봉농가에서는 도둑벌로 통한다.
문동현 PD도 “장수말벌은 인간의 목숨까지도 위협하는 존재다. 2001년 6월 촬영을 시작하면서 보호장비를 마련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장수말벌의 벌침 세례에 야전 상의와 방충망도 곧 뚫리고 말았다. 제작진은 가축우리를 두르는데 사용하는 두꺼운 천을 이중으로 댄 옷을 입고 장갑도 두 겹으로 꼈다.
이런 고생 끝에 장수말벌이 털보말벌을 공격해 잔인하게 몰살시키는 과정, 야생벌들의 집짓기 과정 등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김정환 고려곤충연구소장이 5년 동안 촬영한 ‘곤충, 그들만의 세상’에서는 곤충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지참금 없이는 암컷을 차지할 수 없는 수컷 광대파리, 단 한 번의 짝짓기로 정절을 지켜야 하는 모시나비 등 곤충들의 사생활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딱정벌레와 병대벌레가 진딧물을 포식하고, 무당벌레는 살아 남기 위해 동족을 잡아먹기까지 한다.
강부길 책임연출자는 “애벌레로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친 후 성충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곤충의 일생에서 인간세상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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