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이 4월호로 창간 4주년을 맞았다.네 해 전에 쓴 창간사에서 이 잡지의 주재자인 강준만(전북대 신방과 교수)씨는 ‘월간 인물과 사상’의 목표를 언론의 오만과 방종 비판, 모든 종류의 부당한 차별과의 싸움, 성역과 금기가 없는 실명 비판의 문화 정착으로 요약한 바 있다.
그 목표는 강씨가 그 이전부터 저널룩이라는 다소 낯선 체체로 주재해온 단행본 ‘인물과 사상’의 목표와 동일한 것이다.
강씨는 얼추 계간 터울로 나오는 저널룩 ‘인물과 사상’이 중요한 시사(時事)에 기동성 있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판단 아래 ‘월간 인물과 사상’을 출범시킨 듯하다.
발행 간격의 차이 외에도, ‘월간 인물과 사상’은 필자들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주로 강씨의 글들로 채워지는 저널룩 ‘인물과 사상’과 다르다.
‘월간 인물과 사상’은 지난 네 해 동안 자신의 목표(라기보다는 방침이나 노선에 가까울 것이다)에 충실했는가? 기자는 그렇다고 말하겠다.
이 잡지는 이념이나 정치적 지향보다는 주로 행태에 초점을 맞춰 거대 언론을 단호히 비판해 왔고, 지역ㆍ학력ㆍ성(性)ㆍ육체적 기능 같은 것을 기준으로 삼은 부당한 차별에 맞서 싸워왔으며, 그 싸움의 대상을 구체적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효과가 또렷이 드러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 잡지의 비판 덕분에 거대 언론이 도덕적으로 더 고양되고 논조의 일관성을 유지하게 됐는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의 관행이 완화됐는지, 이름을 들어 비판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런 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직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잡지는, 4월호의 머리말에서 편집장 홍석봉씨가 썼듯,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자그마한 실천들에 마음을 쓰며 우리 사회에 상식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둥지가 돼왔다.
강준만 홍세화 진중권 박노자 같은 잘 알려진 필자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적 배경의 덜 알려진 필자들, 만 명 가량 된다는 지금의 독자들과 미래의 잠재적 독자들 모두가 이 잡지의 주인이다.
‘월간 인물과 사상’은 지금 투박한 양초 한 자루 위에 ‘상식’이라는 불꽃을 지피고 있다.
그 양초가 세워진 촛대가 언젠가 거대하고 휘황한 샹들리에로 바뀌어 상식의 빛살이 세상을 활짝 비추기를 빌며 창간 4주년을 축하한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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