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는 3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 한반도 위기 가능성 해소문제를 포함해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협의에 나선다.임 특사는 2박 3일로 예정된 방북 기간 중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나 김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반도 안보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인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의 해결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특사는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미국의 의혹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극단적인 위기국면이 올 수 있음을 설명하고,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이 미국의 조기 핵사찰 요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설득할 방침이다.
임 특사는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이 안정을 위협하는 국가들에 대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자세이며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공격을 유보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북한이 변화한 미국의 전략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임 특사는 북측이 미국의 강경한 대북전략이나 조기 핵사찰 요구에 비판적 견해를 피력할 경우 양측의 견해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속히 북미간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임 특사는 또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재개, 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활성화 등 5대 합의사항의 조속한 이행에 대한 북측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서울 답방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견해를 정확히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2일 오후 임 특사로부터 방북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고 민족간 화해, 협력, 그리고 이미 남북간에 합의된 사항의 성실한 이행에 관해 의견일치를 보기 바란다”며 “우리 국민에 좋은 선물을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 특사는 3일 오전 8시30분 남북회담 사무국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출국인사를 한 뒤 오전 10시 대통령 전용 3호기를 타고 서울 공항을 출발,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한다.
임 특사는 이날 오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과 회담을 갖고 저녁에는 북측 최고위급 인사가 주재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김정일 위원장과의 당일 면담 여부가 주목된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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