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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與김민석 확정…野도 이명박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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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與김민석 확정…野도 이명박 내정

입력
2002.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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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실시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승리함에 따라 서울시장을 향한 여야의 대결은 김 의원과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의 한판 승부로 치러지게 됐다.김 의원은 이날 시민참여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됐고 이 전 의원은 4일 합의 추대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로 내정된 상태다.

두 사람의 대결은 무엇보다 30대 시장이 탄생하느냐, 아니냐가 관전의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의원은 꽉 찬 30대(38세)이고 이 전 의원은 60대 초입(61세)이다. 나이 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ㆍ정치적 성향에 있어서도 개혁과 보수 이미지의 대결이라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예상외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립 구도와도 유사해 대선의 축소판이랄 수도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당대 당의 대결이기도 한 만큼 국민참여경선으로 지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민주당이 노 후보의 바람 등 경선의 효과를 서울시장 선거에 어떻게 연결시킬 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대선후보 경선에 여러 가지 변수가 생기면서 흥행 요소를 갖게 됐고 그 결과가 한나라당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 전 의원측은 “30대 시장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일찌감치 나이를 겨냥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나이는 서울시장의 수십 가지 조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젊음이 선거전에서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나이 말고도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은 판이하게 달라 여야 대결은 더욱 각이 선다.

김 의원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정치권에 입문했고 이 전 의원은 굵직한 건설회사 경영자를 지낸 산업 역군 출신이다.

이 같은 점은 서로에 대한 공격의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이 전 의원측은 “학생운동권 출신이 시정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서의 경륜을 부각시킨다.

이에 대해 김 의원측은 “개발독재 시대의 밀어붙이기식 경영이 몸에 밴 사람이 복지ㆍ환경 시대의 서울 시정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공격하면서 미 하버드대에서 현대 행정학을 공부한 경력을 내세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김민석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지금까지 선거 중 가장 어려웠다.서울시정에 새로운 활력을 바라는 시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혹독하게 치른 이번 경선이 본선에서 약이 될 것이다."

-본선 승리 전략은.

"21세기 시장,정책 전문가,도덕성과 자질 있는 시장,균형 감각과 합릭적인 정책 비전을 갖춘 시장,여성과 노령층의 지지를 받는 시장으로 승부를 걸겠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의원과 세대간 대결 양상을 띨 것 같은데.

"각종 정책·TV토론을 통해 내실 있고 안정감 있다는 평가를 받아 20~40대 뿐만 아니라 50,60대에서도 이 후보를 이길 자신이 있다."

-본인의 승리가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가.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박정철기자

■김민석은 누구인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김민석 의원에게 남다른 눈길이 가는 것은 그의 젊음 때문이다.김 후보는 올해 38세로 '서울,새로운 출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1964년 생의 서울대 82학번으로 전형적인 386세대이다.그는 서울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총 학생회장을 지내면서 전학련 의장으로 학생 운동을 주도하다가 3년간 옥고를 치렀다.그는 1992년 14대 총선에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처음으로 의사당 문을 두드렸으나 낙선했다.그러나 4년 뒤인 96년 15대 총선에서 최연소로 당선돼 국회에 등원했으며,2000년 16대 총선 때는 서울 지역에서 최고 득표율로 당선됐다.

96년 한보 청문회 때 활약해 청문회스타가 됐고,99년엔 지원 조직인 젊은 한국을 결성하며 386세대 대표주자로서 '차차세대'의 꿈을 키워 왔다.최근에는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대위'간사를 맡아 국민 경선제를 도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일부에선 "너무 정치적 처신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낸다.그는 지난해 당내에서 정풍 파동이 생겼을 때 '질서 있는 쇄신'을 주장하며 소장개혁파 의원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당시 궁지에 몰려있던 동교동계 구파로부터는 "도리를 아는 신세대 정치인"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그는 2000년 5·18기념식 직후 광주에서 386동료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졌다가 인터넷에 이 사실이 공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그의 젊음은 세대교체 돌풍을 낳을 수 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그가 "세대간 대결이 아니라 시대의 교체"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후보당선은 자신뿐 아니라 민주당으로서도 커다란 시험이다.그가 세대와 보수의 벽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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