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특검팀에서 넘겨받은 이용호 게이트 의혹사건의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그 동안 특검에 쏠렸던 관심이 이제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에 모아지게 된 것이다.대검 중앙수사부는 특수 수사통 검사들로 수사 진용을 새로 짜고, 수사방안 발표문을 통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수사에 임하는 검찰의 각오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반갑다.
검찰은 특검에서 의뢰 받은 수사 대상이 10건, 10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안의 폭발력과 휘발성이 워낙 강해 출국금지자와 소환자들이 얼마나 늘어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수사 범위가 이용호 게이트에 국한됐던 특검팀과 달리 무제한 수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큰 성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규명해야 할 의혹은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를 통해 입ㆍ출금된 90억여원의 출처와 성격, 아태재단 이수동씨의 고위직 인사개입과 국정농단 실태, 검찰 고위관계자의 수사기밀 유출 경위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또 진승현 게이트에서 정ㆍ관계 핵심 로비 창구로 알려진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이 자진 귀국한 만큼 중단됐던 진승현 게이트의 재수사도 검찰의 몫이다.
이 모든 의혹은 수사 진전에 따라 권력 핵심에 칼을 겨누게 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감싸주기 수사’로 특검 수사를 자초한 검찰로서는 이번이 실추된 명예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검찰은 이제 선택의 길이 없다. 특검을 경험한 국민들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하는 검찰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이명재 검찰총장은 대검 간부회의에서 “산을 넘으면 또 산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갈 길을 가면 된다”는 말로 수사에 임하는 자세를 피력했다고 한다.
검찰이 묵묵히 산을 넘는 구도자의 의지로 남겨진 모든 의혹을 밝혀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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