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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아라파트를 고립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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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아라파트를 고립시켜라"

입력
2002.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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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왜 아랍권은 물론 세계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고강도 공세에 나섰을까.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중동현지 특파원들의 취재를 종합해 이스라엘이 전면 공세에 나선 내막을 소상히 소개했다.

타임에 따르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7일 네타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이스라엘인 22명이 사망하자 크게 분노했다.

샤론 총리는 즉시 다음날 비상내각을 소집, “테러리스트를 분리하지 못하는 아라파트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건물을 공격해 아라파트를 체포한 다음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정보 및 보안 기관의 책임자들은 지난 4개월 동안 라말라에 연금되어 있던 아라파트 수반을 국외로 추방할 경우 그가 테러단체들과 공개적으로 공모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샤론 총리는 이에 대해 “아라파트는 과격집단인 하마스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살폭탄 테러분자를 순교자라고 부르는 등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아라파트 추방 입장을 완강히 고수했다. 그러나 아랍 지도자들이 베이루트에서 만나 사우디 평화안을 승인하고 미국도 아라파트의 신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국제여론이 악화하자 샤론 총리는 결국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샤론 총리는 대신 아라파트 수반을 ‘적’이라고 공식 규정하고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를 파괴하는 한편 청사 건물에 은신 중인 과격분자들을 체포 또는 사살하되 아라파트 수반의 신체에 대한 공격만은 자제해 그를 ‘고립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한편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아라파트 집무실을 중심으로 하는 모든 전화 및 팩스, e메일을 거의 완벽히 감청하고 스파이를 심어 놓아 아라파트의 화장실 출입 상황까지도 파악할 정도였다.

샤론 총리를 분개하게한 것은 여러 차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게 자금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는 정황이 전화와 팩스감청 등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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