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1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 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본궤도에 올랐다.이 의원은 수적으로 이회창(李會昌) 총재에 열세를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의 출마가 얼마 전 이 총재가 불가 입장을 천명한 당 내분 수습안까지 뒤집은 비주류 당내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당내 주류ㆍ비주류, 보ㆍ혁의 본격적 세 대결이다. 이 의원은 이날 “이 총재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는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후보교체론를 들고 나왔다.
당초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던 이 의원이 후보등록을 겨우 나흘 앞두고 출마를 결심한 것은 경선 결과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득이 크다고 본 때문이다.
비주류 대표 자격으로 후보 경선에 나섬으로써 당내 개혁세력의 대표주자 이미지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것.
이 의원은 김덕룡(金德龍)ㆍ홍사덕(洪思德) 의원은 물론 미래연대 등 당내 범비주류의 적극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출마설이 나돈 김 의원은 이 의원이 먼저 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고민하는 눈치다.
이 의원의 도전장을 받아 든 이 총재측의 반응은 양면적이다. 우선 마땅한 상대를 찾기 어려워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경선이 그나마 모양새를 갖추었다는 안도감을 느낄 만하다.
실제 일부 참모는 진작부터 이 의원의 출마가 국민 경선 분위기를 위해 필요하다고 조언해 왔다.
반면 이 의원이 차별화를 위해 이 총재를 보수ㆍ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붙일 경우 이 총재의 이미지가 반개혁 쪽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이 이날 빌라 문제 등 주변문제와 당 내분 과정에서 드러난 지도력, 정치적 비전 등의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 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런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 총재의 한 특보는 “TV 토론만 해도 15번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며 “이 의원이 정책대결보다 빌라파문 등으로 이 총재 흠집내기에 주력하면 어떻게 대응하느냐”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물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비슷한 성향인 이 의원을 상대로 전초전을 치름으로써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는 반론도 없진 않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이부영 "이총재론 대선승리 어렵다"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회창 총재로는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변화한 환경에 맞게 당 대선후보의 성격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_당내에는 아직 이회창 대세론이 팽배한데….
“한나라당도 변하고 후보도 변해야 한다. 정권 교체를 위해 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에서 경선 출마를 결심했다.”
_이길 자신이 있나.
“어느 정도 표를 얻을지에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경선에 임할 것이다. 구색 맞추기 출마라는 말도 있지만 경선 과정을 지켜보라.”
_경선 비용은 마련했나.
“15일 후원회를 연다. 기탁금은 선ㆍ후배들이 도와 주고 있다.”
_경선 연기 주장이 수용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불공정 혐의를 안고 가겠다면 할 수 없다. 문제 제기는 계속하겠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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