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위원회는 1일 고위공직자 3명의 검찰 고발에 대해 법무부 등이 반론을 제기하자 “절차상 하자가 전혀 없다”며 기존입장을 강하게 고수했다.부방위는 이날 대책회의까지 가지며 출범 후 첫 부패감시 활동의 업적에 대해 이는 반발을 예민하고 심각하게 다루는 모습이었다.
고위 당국자는 “자체 검토 결과 주어진 권한과 책임 아래 엄정하게 처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하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부방위는 가장 크게 논란이 된 피신고인의 소명 기회 배제에 대해 이는 조사권을 부여하지 않은 제도상의 문제일 뿐 법 집행의 오류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부패방지법 21조 규정대로 이해 관계인, 참고인, 관계 공직자의 진술 등을 기초로 혐의 여부를 판단했다는 것.
부방위 관계자는 “피신고인의 인권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있으나 권력층인 이들이 신고 내용을 미리 알 경우 증거를 없애거나 다양한 배경을 동원해 고발 자체를 막을 수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부방위는 신고 내용의 비밀 유지도 애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피신고인들이 자진해 언론을 상대로 로비를 펴는 바람에 신원이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부방위 관계자는 “고발 방침이 노출될 경우에 대비해 발표 시점을 앞당기고 고발 대상자도 익명으로 공표했다”고 밝혔다.
부방위는 특히 고발 대상에 전직 검사를 넣은 것은 ‘월권’이라는 검찰측 반박에 대해 펄쩍 뛰었다.
부패방지법 29조에 규정된 고발대상 공직자를 현직으로 축소 해석할 경우 공직비리 척결이라는 법 취지가 무색해 진다는 것. 부방위는 “고위공직자의 뇌물 수수는 행위발생 시점으로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방위 내부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체 조사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조사권이 없는 법적 한계 때문에 피신고인의 인권 문제 등이 불가피하게 불거지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법무부 입장 "검증 통해 고발 신중을"
법무부는 1일 부패방지위원회의 전ㆍ현직 고위공직자 고발이 부패방지법 위반이라는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법무부는 자칫 이러한 반박이 국가기관간 갈등 또는 제식구 감싸기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제정시 사회적 합의에 따라 부방위에게 조사권한 대신 접수된 부패신고를 사정기관에 이첩하거나 고발할 권한만을 부여했다”며 부방위의 기능이 공직자 사정보다는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법무부는 부방위가 조사권한을 부여 받지 못한 이상 철저한 검증을 통해 고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법무부는 “조사권한이 없고 고발대상자의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당사자의 해명을 청취하지 못했다”는 부방위의 주장에 대해 “국가기관으로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또한 전직 검찰총장은 고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해석을 고수하고 있다.
부패방지법상 전직 고위공직자가 포함된다는 단서가 없고 부방위의 설치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신고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인 이상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는 부방위가 기자회견을 통해 피고발자의 신원을 노출시킨 것에 대해서는 명확히 비밀누설 금지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있다.
이와 관련 내부적으로는 부방위가 다음달 대통령보고를 앞두고 실적에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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