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봉산면 당곡리에서는 어느 집에서나 함석 쓰레받기 한 두개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인근 덕산면, 고덕면, 삽교읍 등의 웬만한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관공서 한 구석에서도 함석 쓰레받기를 구경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즘엔 시골 5일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함석 쓰레받기가 이렇게 흔한 것은 조병식(趙炳式ㆍ80ㆍ봉산면 당곡리)할아버지가 있기 때문.
`쓰레받기 할아버지'로 통하는 조씨는 7년여전부터 함석 쓰레받기를 만들어 이웃과 경로당 등 쓰레받기가 필요한 모든 곳에 무료로 나줘주고 있다.
조씨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평생 목수 일을 해온 그가 함석 자투리로 쓰레받기를 만들어 한 노인정에 주었더니 “돈 주고도 못살 물건”이라며 좋아해 계속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만든 함석 쓰레받기는 벌써 8,539개에 이르렀다.
그는 “농촌에서도 전기청소기가 무척 흔해졌지만 그래도 함석 쓰레받기를 만들어달라는 사람들로 야단"이라며 "크게 값진 물건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죽기 전에 4,000여개를 더 만들어 1만2,000개를 채우는 일이다.
그는 “처음에 3,000개들이 못 통 4개를 사 왔는데, 못 수대로 쓰레받기를 만들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며 “약속을 지키려면 500살은 더 살아야 겠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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