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3위인 전주 KCC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2위 서울 SK를 벼랑 끝을 내몰았다.KCC는 31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3차전서 양희승(28점)과 추승균(18점)의 기복없는 활약에 힘입어 용병 듀오가 제 역할을 못한 서울 SK를 86~75로 제치고 2승1패를 기록,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4차전은 2일 오후 6시 전주에서 열린다.KCC는 특유의 속공(12개)과 스피드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반면 서울 SK는 높이의 우위(리바운드 28~30)를 살리지 못하고 수비위주의 플레이를 펼쳐 패했다.KCC는 수비리바운드에 이은 속공과 양희승,추승균,제런 콥의 3점포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KCC의 강점은 주전 전원이 3점포 능력을 가졌다는 것.KCC는 2쿼터들어 서울 SK가 조상현의 3점슛을 앞세워 점수차를 좁혀오면 똑같이 3점슛으로 응사했다.KCC는 34-29로 ?i기자 양희승의 3점포로 한숨을 돌렸고 다시 37-31로 추격당하자 재키 존스가 오른쪽 45도의 사각에서 팀을 4차례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3점슛을 쏘아 40-31로 달아났다.
승부의 갈림길은 3쿼터 초반,KCC는 양희승이 레이업슛에 이어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는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켜 산뜻하게 출발한 뒤 서울 SK의 범실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48-38로 도망갔다.KCC는 이후에도 콥이 연속 7득점해 3쿼터 5분14초를 남겨놓고 55-40,15점차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서울 SK는 서장훈(21점)만이 제몫을 했을 뿐 포인트가드 임재현이 3쿼터 1분34초만에 파울트러블에 걸린 데다 3쿼터서만 실책 7개(총16개)을범하는 등 스스로 무덤을 팠다.이에 반해 KCC는 가로채기 7개(총14개)를 속공으로 연결,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주=여동은기자
■백보드/ 열광 응원… 전주팬 승리 합작
‘전주만 가면 경기가 안 풀리네.’ 정규리그 내내 각 팀 코칭스태프가 쏟아낸 하소연이다. 전주를 연고지로 하는 KCC 팬들의 응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광적이기 때문이다. 정원 4,291명의 전주실내체육관은 이번 시즌 29경기중 15번이나 만원사례를 이뤘다. 31일 서울SK와의 6강 플레이오프전도 예외는 아니어서 입석을 포함해 5,300명이 체육관을 메웠다.
전주팬들은 막대풍선을 이용한 박수와 함성으로 상대선수들을 주눅들게 만들기 일쑤다. 서울SK도 광주 등에서 500여명을 동원했지만 기싸움에서 KCC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 시즌 LG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창원이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준우승까지 차지한 것도 비슷한 경우다. KCC가 1월19일 인천SK전 승리 후 22승4패(10연승)의 상승세를 기록한데는 전력 외의 변수인 홈팬들의 응원이 큰 역할을 했다. 전주가 새로운 농구메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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