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드림’을 품고 가랑잎 같은 ‘쪽배’로 4일 동안 거센 파도와 싸우며 망망대해를 건넌 중국 조선족이 밀입국 혐의로 해경에 붙잡혔다.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31일 “중국 장슈(江蘇)성 여동항에서 3톤급 목선 ‘야도2호’를 타고 진도군 조도면 하조도 선착장으로 밀입국한 지모(37)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씨가 여동항을 출발한 것은 26일 오전 8시께. 그는 16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배로 거센 비바람과 파도를 이기며 꼬박 4일만인 30일 오전 5시께 진도 조도항에 도착했다.
배는 건조한 지 20년이 넘어 밑바닥에서 물이 샐 정도로 낡은데다 속력도 시속 3노트에 불과해 직선거리로 480㎞나 되는 황해를 건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더욱이 지씨가 바다를 건널 때에는 폭풍주의보까지 발령돼 집채만한 파도가 배를 덮쳐 배안의 이불이 다 젖는 등 침몰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지씨는 항해 중 밥한끼 먹지 못하는 등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도착했으나 마을에서 허기를 채우다 주민들에게 발견돼 경찰에 붙잡혔다.
해경 관계자는 “지씨는 1998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선원생활로 중국 돈 8만5,000위안(한화 1,300여만원)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갔다”며 “코리안 드림을 다시 꿈꾸다 무리한 시도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해경은 밀입국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지씨를 강제 출국시킬 방침이다.
목포=강성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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