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암 이길 수 있다] (2)위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암 이길 수 있다] (2)위암

입력
2002.04.01 00:00
0 0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암을 ‘암’의 대명사쯤으로 여기며 두려워한다.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동안 131개 전국 병원에서 진단한 암 8만 3,846건 가운데 위암이 1만 7,439건으로 전체 암 진단 건수의 20.8%를 차지했다.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74세가 될 때까지 남자는 100명 중 9명, 여자는 100명 중 3~4명이 위암에 걸린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이다.

다만 최근에는 조기 진단과 수술법 발달로 위암의 치료 성공률이 20~30년 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으며, 사망률 역시 크게 낮아지는 추세다.

■짜게 먹는 습관 버려라

우리 식단에는 김치 간장 고추장 된장 찌개 젓갈 등 짠 음식이 많아 소금 섭취량 자체가 서구인보다 2~10배 가량 많은데, 소금은 위 점막을 자극하여 위염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 보존과 색깔을 내기 위해 소금에 첨가하는 질산염도 체내에서 발암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을 만든다. 결국 위암을 예방하려면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게 최우선이다.

불에 탄 고기 역시 위에 치명적이다. 많이 구운 스테이크는 덜 구운 것보다 위암 발생률이 3배나 높다.

또 위암을 예방하려면 통조림이나 소시지 등 인공 첨가물이 많이 든 가공식품을 가급적 적게 섭취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으면 나중에 성인이 된 다음에 위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반대로 위암을 예방하려면 비타민C와 녹차 마늘 우유 토마토 수박 등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시 치료해야

헬리코박터균이 위장에 기생하는 경우에는 위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6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성인의 70~80%가 이 세균에 감염돼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위암 발병률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여부는 탄소 동위원소가 포함된 요소를 마시고 30분 뒤 시험관에 숨을 내뱉는 요소호기검사나 내시경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항생제로 치료한다.

■위암은 유전과 관련 있어

위암이 유전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위암이 유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며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가(家)의 병력을 일례로 든다.

나폴레옹 황제는 귀양지 코르시카섬에서 52세에 위암으로 사망했고, 그의 부친과 조부, 3명의 누이와 1명의 형제가 모두 위암으로 숨졌다.

최근 위암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정체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위암환자의 직계 가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위암 발병률이 3~4배가 높고 위암 유전자를 포함한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진다.

만약 가족 중에 위암환자가 있다면 40세 이후부터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암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1~2년마다 검진받아야

위암치료에서는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수술이 중요하다.

특히 위암 치료는 진단시 암의 진행 상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수술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이 제1기 90%, 제2기 75%, 제3기 35~50%, 제4기 10% 미만 등으로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위암이 위벽 점막이나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 후 생존율이 90~98%일 정도로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1~2년마다 정기검진을 받는 것 외에는 조기진단하기 쉽지 않다.

■수술 후 사망률 1~2% 미만

위암은 잘못 알려진 속설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은 칼을 대면 죽는다’라는 잘못된 속설이 자취를 감춘 것도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수술법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므로 속설에 현혹돼 수술을 미루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국내에서는 주로 시행하는 림프절 절제술은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위험한 수술법이지만, 합병증이나 사망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실제 국내 위암 수술 후 사망률은 1~2% 미만으로 4~10%인 서구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암 수술시 절제 범위는 암 진행 정도, 크기, 위치 등에 따라 결정한다.

크게 위 아래쪽을 절제하는 수술(위아전절제술)과 위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위전절제술)이 있으며, 위 전부를 잘라내는 경우에도 생활에 큰 지장은 없으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위 수술 후에는 음식을 저장하는 기능이 떨어지므로 한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개복않고 복강경수술도

최근 초기 위암 중 특별한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암 조직을 절제(내시경점막절제술)하거나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치료법들이 시술되고 있다.

이런 치료법들은 수술 후 합병증이 적고 위를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암 조직을 완전히 절제했다는 보장이 없고, 위암의 주요 전이 경로인 림프절을 완전히 절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재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