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30일 LG화재와의 남자부 결승 3차전(3-2승)을 마지막으로 배구 슈퍼리그 전승 우승과 6연패(連覇)의 위업을 달성,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와 함께 55연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아올렸다. 삼성화재의 우승 원동력은 말할 나위없이 호화 진용에 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라이트 김세진과 레프트 신진식의 쌍포가 건재한 데다 최태웅의 정밀한 토스, 김상우 신선호의 센터진, 리베로 여오현과 보조 레프트 석진욱 모두가 흠잡을 데 없다.여기에 공격력 만큼이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은 더 돋보이는 점이다. 서브리시브, 디그(공격 수비), 블로킹이 조화를 이뤄 4,5점차도 쉽게 따라잡는다. 현대 배구에서 수비 하나는 바로 득점과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의 수비력은 다른 팀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하다. 어느 정도 타고나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은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데 삼성화재는 가혹한 훈련스케줄로 입단 1,2년차 선수들 중 상무입대를 원하는 선수가 있을 정도다. 선수들과 술을 먹어도 다음 날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코트로 향하는 신치용 감독의 빈틈없는 카리스마 때문에 선수들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이같은 삼성화재의 독주에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뻔한 승부 결과때문에 코트를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 결승 2,3차전은 중계방송에서도 제외됐고, 결승시리즈 평균관중 2,000여명은 남자배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니 신생팀 창단을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배구인들은 유일한 돌파구로 프로화를 꼽고 있다. 용병수입과 선수들의 트레이드로 전력평준화가 이뤄지면 배구인기는 자연스레 올라간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실업 4개구단은 프로화에 원칙적인 합의는 하면서도 눈앞의 손익계산으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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