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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V, 백색가전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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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V, 백색가전 추월

입력
200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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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제품을 중심으로 A/V(오디오ㆍ비디오) 가전 매출이 올 들어 급속히 신장, 가전 시장의 독보적 지위를 누려온 백색 대형가전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소비 흐름의 바로미터인 백화점 매출 판도의 이 같은 변화는 향후 전체 가전시장의 변화를 예고한다.■디지털 가전 새로운 왕좌 등극

3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이 1999년부터 지난달까지 가전 부문 매출을 분석한 결과 TV, VTR 등 디지털 A/V 제품 구성비는 99년 12%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1~3월 30%까지 치솟았다. 반면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대형가전은 99년 31%에서 올 들어 28%로 감소,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특히 3월에는 A/V 제품 매출(6억5,000만원)이 백색가전(4억9,000만원)을 큰 차이로 앞서는 등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미아점에서도 3월 가전 매출 중 A/V 비중이 47%로 백색가전(25%)을 크게 앞질렀고, 무역점 역시 백색가전 점유율(20%)이 A/V 제품(44%)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확연하다.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수도권 9개점의 매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A/V 제품 월평균 매출은 46억5,700만원으로 백색 가전(61억4,000만원)에 크게 못 미쳤지만, 올해는 3월까지 A/V 월평균 매출이 69억6,800만원으로 늘어 백색가전(70억9,800만원)에 거의 육박했다.

■소비 증가 등 3색 호재가 원인

A/V 제품의 급신장은 최근 경기회복과 소비 증가, 월드컵 특수, 이사 및 혼수철 특수 등 ‘3색 호재’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장경환 차장은 “A/V 제품 수요 증가는 프로젝션 TV, PDP(벽걸이 TV), 고화질 TV 같은 고급형 TV와 홈시어터 등 디지털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며 “적어도 월드컵이 시작되는 달인 5월까지는 디지털 가전 위주의 A/V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들은 디지털 A/V 가전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거나 상시 기획전을 여는 등 시장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백화점 매장에서 축소되던 가전 매장이 디지털 수요 증가로 다시 확장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비 양극화의 단면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평균 구매단가가 백색가전의 경우 99년 72만원에서 올해 91만원으로 소폭 상승한 반면, A/V 가전은 같은 기간 51만원에서 144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백색 가전은 생활필수품인 반면 대형 A/V 제품은 사실상 사치품이나 다름 없다”며 “소비 양극화의 심화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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