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9시께 종로3가에서 서울역으로 가기위해 전철 1호선을 탔던 미국인 관광객 로버트(37)씨는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친 걸 뒤늦게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전동차안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안내방송을 했지만 무슨 소리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버트씨는 “’디스 스톱 이즈(This stop is; 다음 역)…’ 정도만 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철 1호선 전동차내 영어안내방송이 엉망이다.
하차역을 알리는 영어안내가 스피커를 통해 나오지만 방송시스템 노후화로 내용을 알아듣기 힘들어 월드컵을 앞두고 관련 기기 전면 교체 등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전철 1호선 운행 전동차는 총 13개 편승, 130량에 달한다.
이 중 7개 편승은 지난해에 새로 들여온 ‘신차’인 반면 나머지 6개 편승 60량은 전철이 처음 운행한 1974년 도입한 ‘노(老) 차량’.
운행연령이 30년에 가까운 6개 편승 전동차가 영어안내방송을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이 전동차 영어안내방송은 승무원이 하차역에 앞서 녹음테이프 재생기를 일일이 누르는 등 수동 조작하고 있는데, 녹음재생기가 낡아 영어 발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고있다. 여기에 운행 소음까지 겹쳐 ‘영어 난청’을 부채질하고있다.
지하철공사측은 이에 대해 “이르면 5월말까지 노후화 한 녹음재생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있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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