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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스피해 자원 염두 아제르바이잔 지원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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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카스피해 자원 염두 아제르바이잔 지원강화

입력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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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테러전을 명분으로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이 그루지야에 이어 아제르바이잔에도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이번 지원은 특히 석유ㆍ가스 매장량으로 세계 3번째 규모인 카스피해 자원 분쟁에서 미국의 이해를 보호하려는 성격이 강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을 방문 중인 미라 리카르델 미 국방부 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28일 미국이 아제르바이잔의 카스피해 연안 안보 능력 증강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리카르델 차관보와 사파르 압비예프 아제르바이잔 국방 장관의 이날 합의는 ▦아제르바이잔 군의 평화유지 능력 증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표준에 맞는 항공통제시스템 구축 지원도 포함하고 있다.

리카르델 차관보는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원조가 440만 달러에 이르는 올해 미국의 아제르바이잔 군사 원조의 일부며 지원 규모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필요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계속돼 온 미국의 중앙아시아 개입이 이 지역 자원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처음 공개 시사한 것이다. 카스피해 연안 군사력 증강은 자원 문제를 두고 아제르바이잔의 자원 탐사선에 함포 사격까지 가하는 이란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2005년까지 24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목표로 25일 카스피해 연안에서 첫 시추한 아제르바이잔 국제 석유 컨소시엄(AIOC)을 주도하는 기업은 미국의 아모코(Amoco)와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다.

게다가 미국은 여기서 생산한 원유를 러시아와 이란을 우회해 바쿠(아제르바이잔)_트빌리시(그루지야)_제이한(터키)으로 수송해 이 지역에서 두 나라의 영향력을 반감시킬 속셈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카스피해 자원 확보를 놓고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은 해역의 균등 5분할을 주장하는 반면 나머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러시아는 연안 길이에 따라 차등 분할을 고집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월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연안국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지만 시원스런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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