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 성공의 경제학/이상곤 등 지음/이슈투데이 발행/9,800원일반인에게 동대문시장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손님을 부르는 옷 가게 주인들의 큰 목소리, 미로 같은 골목길과 꽉 들어찬 사람들, 커다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대중가요와 환호하는 청소년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달랐다.
그들 눈에 동대문시장은 유연한 생산시스템과 소기업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첨단 시장이었다.
‘동대문시장 성공의 경제학’은 이상곤(인하대 국제통상학부) 이우관(한성대 경제학과) 곽만순(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등 경제학자 3명이 ‘성공한 중소기업 모델’로서 동대문시장을 정교하게 파헤친 책이다.
1970년 불과 4개 건물로 출발했던 동대문시장이 밀리오레와 두타 같은 첨단 의류상가까지 들어선 시장으로 크게 된 배경이 궁금해서 쓴 책이다.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시장 변화에 재빠르게 대처하는 동대문시장의 유연한 생산시스템.
패션산업과 같이 경기변동이 심한 산업에서는 시장에 직접 노출된 기업이 시장의 흐름을 가장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수요를 예측해 미리 대량생산을 해야 하는 대기업과 가장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특정 구매집단과 쌓은 장기적 거래 관계도 동대문시장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일종의 소기업 네트워크인 셈이다.
정보와 신뢰의 구축으로 불필요한 거래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했고, 상인들 역시 서로의 정보와 신뢰를 공유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계와 사채 등 다양한 형태의 사금융, 초스피드 생산시스템을 통한 재고비용 완화 등도 동대문시장만의 장점으로 꼽혔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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