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목숨을 건 싸움이 아니다.”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응원구호 ‘파이팅 코리아(Fighting Korea)’에 대해 우려와 충고를 쏟아냈다.홍보컨설팅회사 에델만코리아와 한국갤럽이 이달 2~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 임원 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월드컵 준비상황에 대한 주한외국인 인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파이팅 코리아가 외국인에게 적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는 파이팅을 ‘힘내라’ 정도로 해석하지만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죽기 살기식으로 승리에 집착하는 전투적 용어로 인식된다는 지적이다.
최고경영자 등 대부분 오피니언 리더인 응답자들은 특히 한국이 과격시위 때문에 폭력이미지가 강한 마당에 월드컵에서 호전적인 구호를 외쳐대면 ‘깡패국가’로 낙인 찍힐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힐튼호텔의 브라이언 코넬리(45) 총지배인은 “파이팅은 상대편 선수를 물리적으로 공격하라는 뜻”이라며 “TV로 월드컵을 지켜 볼 전세계 팬들은 ‘콩글리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인을 파이터(전사)로 오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성 축구팬이 많은 유럽과 남미인들을 자극, 경기장에서 폭력사태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흥분상태에서 한국팬들이 싸움을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파이팅 코리아나 코리아팀 파이팅 대신에 올바른 영어 표현인 ‘고 코리아 팀(Go Korea Team)’을 쓰든 지 아예 한국말로 응원하는 게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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