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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국악 이렇게…' 송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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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 '국악 이렇게…' 송혜진

입력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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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진(42)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는 국악을 ‘몸살나게’ 좋아하는 국악인이다.강의 틈틈이 시간을 내 국악FM방송 편성제작팀장을 맡고 있는 것도 국악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국악 이렇게 들어보세요’(다른세상 발행)는 송 교수가 국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 국악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사람에게 국악을 알차게 감상하는 법을 알려준 길잡이 책이다.

’육자배기걸작선’ 김영임의 ‘회상곡’ 안숙선과 조상현의 ‘사랑가’ 김광숙의 ‘관산용마’ 김영동의 ‘선’(禪) 정농악회의 ‘영산회상’ 등 노래음반 22곡, 연주음반 19곡을 골라 “그 연주, 그 소리가 나는 이래서 좋더라”며 독자에게 소개한다.

“그동안 나온 책들은 국악을 설명하면서 복잡한 여러 개념을 제시해서 독자들이 국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국악이 알고 싶어도 몰라서 못 듣겠다’는 분들을 위해 국악을 듣는데 필요한 것은 느낌이라는 사실을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송 교수는 책에서 국악감상을 어렵게 느끼게 하는 군더기 지식의 물을 확 빼고 느낌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국악감상에 어떤 원칙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부터 접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책에서도 소개된 국악을 왜 좋아하는지, 어떻게 감상하는지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느낌을 생생히 전달해주기 위해 해당 곡을 들으면서 원고를 썼고, 명곡보다는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마음에 와 닿는 곡을 골랐다.

“각자 느낌이 있는 음악은 따로 있습니다. 그 느낌이 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송 교수는 처음 국악에서 느낌을 체험하려면 음악에 따라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맥박처럼 규칙적인 박자를 중시하는 서양음악과 달리 국악은 ‘호흡’의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에 맞춰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숨을 쉰다면 국악의 느낌이 올 것이라고 한다.

송 교수는 지금 국악계 지식인의 임무는 고급 이론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창고 속에 처박힌 무수한 전통문화 콘텐츠를 대중에게 통역해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무지랭이 서민을 위해 문서를 작성해주는 시골 대서소의 서기가 필요하다고.

송 교수는 고등학생 때부터 가야금을 익혔고 서울대 국악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 시절 MBC 라디오 ‘김기덕의 두시의 데이트’에 출연해 일주일에 한번씩 국악을 소개한 적이 있고, 이것이 인연이 돼 3년여간 KBS 1FM의 대표적 국악프로그램 ‘동창이 밝았느냐’의 방송작가 생활을 했다.

송 교수는 “정통 국악부터 실험적 국악에 이르기까지 민속음악 타이틀이 한 해 250여종씩 쏟아져 나오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더 이상 사람들이 국악을 몰라서 못 듣겠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송 교수의 국악 사랑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지 궁금하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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