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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내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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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내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입력
200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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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사랑을 선택하라/진명출판사/9,000원사랑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안다고 자처하고, 그러면서도 또한 끊임없이 의문을 갖게 하는 관념이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대 사회학과의 마샤 밀만 교수가 쓴 ‘이제, 사랑을 선택하라’는 알 듯 모를 듯한 사랑의 정체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10여년간 사람들을 만나고, 영화와 소설을 보면서 사랑에 일곱 가지 유형이 있으며, 그 유형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사랑의 첫번째 유형은 ‘첫사랑’이다.

영화 ‘더티댄싱’이나 ‘타이타닉’에서처럼 부모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젊은 시절의 사랑이다.

때로는 늘그막에 젊은 시절 누군가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유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두번째 유형은, 자신이 만든 아름다운 조각상에 반해 현실의 여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그리스 신화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사랑이다.

남자 교사와 여자 제자의 사랑이 그렇다. 선생님은 부모의 대리자다. 여자는 부모와 같은 인물로부터 인정받고 교육받고 싶어한다.

세번째는 ‘강박적 사랑’이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심한 통제를 받은 사람들이 하는 사랑이다.

그들은 부모에게서 느낀 분노로부터 해방되고 싶어한다.

이상형과 함께 있으면 분노가 사라지고 모든 일이 잘 되리라 꿈꾸며 대상에게 집착한다.

네번째는 ‘아래층 여자, 위층 남자’ 유형이다.

지적이지만 가난한 여자와, 부와 권력을 지닌 남자가 신분의 차이를 넘어 완성하는 신데렐라형 사랑이다.

소설 ‘제인에어’나 영화 ‘프리티 우먼’의 사랑이다.

‘희생’은 다섯번째 유형이다.

욕망을 따를 것인가, 주위 사람을 위해 사랑을 포기할 것인가 고민하는 사랑이다.

뒤늦게 사랑을 만났지만 아이와 남편을 생각해 사랑을 포기하는 ‘카사블랑카’와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의 사랑이다.

여섯번째 ‘구원’형은 상처받은 사람을 사랑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거나 큰 병에 걸린 적이 많던 여자들은 상처받은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아버지를 부활시키려 한다.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이 상처입은 남자와 죽어가는 아버지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버지를 부활시켜 그로부터 받지 못한 보호와 사랑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남자는 지치거나 타락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는다.

일곱번째 유형은 ‘미루거나 회피하기’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같은 영화에 나타나는 형태다.

주인공들은 친밀한 관계나 사랑의 의무를 회피하려고 애를 쓴다. 그들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랑을 위해 급히 서두른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에 다양한 사랑을 선택하겠지만 같은 유형에서도 결과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강박적 유형을 이해함으로써 거기서 벗어나야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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