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주자들간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당권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던 한화갑(韓和甲) 고문이 28일 방향 선회를 강하게 시사한 게 계기다.
한 고문은 이날 저녁 자신을 최고위원 경선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서명한 의원들을 만난 뒤 “당인으로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숙고하겠다”고 말해 당권 경쟁 참여 쪽에 무게를 뒀다.
한 측근은 29일 “내주 월요일쯤 한 고문이 직접 당권 경선 참여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자 선발 주자인 한광옥(韓光玉) 대표측과 박상천(朴相千) 고문측에서 즉각 한 고문의 U턴과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160여명의 한 고문 추대 서명 등을 걸어 견제구를 날렸다.
한 대표측은 이날 “한 고문의 당내 지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말을 번복한 점은 신의 차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양수(朴洋洙) 조직위원장은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당직자임에도 기자들과 만나 “한 고문측이 의원들과 지구당 위원장들을 줄 세우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3일 대표직을 사퇴할 한 대표는 이미 여의도 동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박 고문 측은 “한 고문이 말을 바꾸더라도 조용히 하면 될 텐데 굳이 요란스럽게 지구당위원장 줄 세우기까지 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 관계자는 “한 고문이 나오면 우리로선 ‘대선 과정서 DJ 비서 출신 당 대표로는 야당의 공세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문측은 “분위기를 몰아가기 위한 줄 세우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지구당 위원장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작업을 벌여 당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하는데 당인인 한 고문이 이를 그냥 외면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얘기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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