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위 나의 인생/ 마거릿 D.로우먼 지음 /㈜눌와 1만원나무 심는 계절을 맞아 열대우림속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의 세계를 기록한 한 여성학자의 관찰기 ‘나무 위 나의 인생’이 나왔다.
저자인 마거릿 D.로우먼이 호주 동부 해안과 아프리카 등지의 우듬지를 집중 관찰한 연구서이자 환경보전을 위한 사례 연구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메리 셀비식물원의 연구 및 환경보존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주 연구 대상지는 호주다.
미국 뉴욕서 태어난 저자는 윌리엄스대를 졸업한 뒤 영국 애버딘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런 그가 호주로 간 것은 열대우림에 대한 관심과 흥미 때문이었다.
열대우림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생물학의 블랙박스 즉, 미지의 현상으로 가득한 암흑지대였다.
특히 호주는 인도네시아에 뿌리를 둔 열대 식물상과, 남극 및 뉴질랜드에 뿌리를 둔 온대 식물상이 만나는 흥미로운 곳이었다.
1978년 호주로 간 저자는 열대우림 속에서 숲의 바닥이 아니라, 우듬지를 연구하고 싶다는 욕망에 싸인다.
숲 바닥보다는 우듬지에 생물의 다양성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은 어떻게 오르느냐였다. 나무는 키가 수십 ㎙, 심지어 200㎙나 되는 것도 있었다.
원숭이를 훈련시키거나,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도르레에 장착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직접 로프를 타기로 한다.
책은 30㎙ 짜리 나무를 대상으로 로프 타기 연습을 하면서 무게중심을 잡느라 흔들거리고 뒤죽박죽한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저자는 나중에 아프리카 등지의 우듬지를 오를 때 열기구와 크레인을 사용하기도 했다.
호주의 우듬지에 오른 저자는 그곳에서 잠을 자면서까지 생태계를 관찰한 결과, 자기 몸의 수천 배나 되는 생명체를 겁없이 공격하는 아프리카산 군대개미, 죽기 전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태치갈리아 등 신기한 생태계를 발견한다.
참새목의 금조는 레퍼터리가 15~20가지나 되는, 다른 새 노래 흉내내기의 명수라는 사실도 소개한다.
우듬지에서 명주실처럼 가느다란 실에 의지한 애벌레를 발견한 것은 학자로서 큰 보람이었다.
그 애벌레는 며칠 만에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새로 돋아난 잎사귀를 맨 끝부터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정체를 알기 위해 백방으로 뛴 결과 영국 뉴캐슬어폰타인대의 브라이언 셀먼 박사에게서 새로운 종류의 잎 딱정벌레라는 답신을 받는다.
책에는 여성학자로서 아이 돌보기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소개하고 있다.
1983년 현지에서 호주사람과 결혼해 아이 둘을 낳은 그녀는 열대우림이 있던 퀸즈랜드에서는 여성의 일차적 의무가 집안을 돌보는 것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강해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열대의 숲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숲과는 생태계에서 차이가 난다. 그러나 로프를 타고 나무 높은 곳까지 올라간 여성 과학자의 모습은, 식목일을 앞둔 우리에게 숲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요구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나무와 숲' 어떤 책 있나
서점에는 나무와 숲을 다룬 책들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나와있다. 식목일에 나무 한 그루 심기 어렵다면 나무와 숲에 대한 책 한권이라도 읽어보자.
‘길을 잃는 즐거움’(나무심는 사람)은 미국의 영문학자 훨리스 카우프만 박사가 1960년대말 캐롤라이나의 모건 브랜치 호숫가 숲 속으로 떠나 25년간 오두막집에서 살면서 지낸 경험담.
자연을 구원하는데는 인류 문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월든’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1854년 내놓은 소설. 미국 동부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사는 이야기로 환경보호론자에겐 바이블과 같은 존재.
자연주의적 삶과 문명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소박한 삶을 강조한다.
‘나무와 숲이 있었네’(학고재)는 나무와 숲을 인간과 융합하는 대상으로 보면서 숲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과 설화 등을 곁들였다.
헐벗은 산을 복구하는데 성공한 나라는 우리와 독일 뿐이라는 사실 등을 들어 우리 숲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것도 요구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 심기에서 존재의 이유와 행복해지는 법을 발견한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가 황무지에 푸른 숲을 가꾸면서 평화를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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