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관광부의 소비자 선호도 조사결과, 인기 1위의 캐릭터 자리를 차지한 마시마로.지난해 첫 선을 보였을 때는 ‘엽기 토끼’로 불렸다.
엽기 토끼는 2000년 3월 당시 대학 휴학중이던 김재인씨가 유아용 컨텐츠 제작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만들었다 거절 당한 캐릭터.
어린 조카가 ‘마시멜로우’를 ‘마시마로’라고 부르는 데서 이름을 착안했다.
마시마로는 처음에는 자해를 일삼는 엽기적인 내용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시간이 흐르며 대중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대중적이란 것은 캐릭터 주소비층인 10, 20대 초반 뿐 아니라 20대 후반, 30대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캐릭터 상품이 되고 있다는 뜻.
털이 뽀얗고 살도 포동포동하지만 눈이 쭉 찢어져 어떤 경우에는 사나워 보이기도 하는 마시마로.
그러나 인형이나 카드 등 캐릭터 상품으로 나온 마시마로는 한결 다소곳한 이미지에 귀염성이 강조됐다.
마시마로 인기는 키덜트 스타일이 뜨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키덜트는 키드(어린이)와 어덜트(어른)의 합성어로, 아이 취향의 어른으로 풀이된다.
키티 손수건과 거울이 든 키티 가방을 들고 키티 핸들 커버가 달린 차를 운전하는 여성이나, 곰돌이 푸가 그려진 T셔츠에 곰돌이 푸 컵에 커피를 마시는 성인 남자처럼 고전적 캐릭터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성인들이 상당수이다.
성인 여성 중에는 마시마로 수집이 취미인 사람도 적잖다.
마시마로의 인기는 캐릭터 상품에 대한 애착을 통해 유년의 안식을 찾으려는 성인들의 욕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성장을 거부하는 퇴행적 심리인 ‘피터팬 신드롬’과는 또 다른 차원이다.
캐릭터상품 소비는 회피라기 보다는 ‘도락’의 경향이 더 짙기 때문이다.
어릴 적 학교 앞에서 팔던 100원짜리 병아리에 마음이 팔렸던 성인들은 이제 가상공간에서 태어난 엽기 토끼에 마음을 주고 있는 셈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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