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유럽 전지훈련중 고참 황선홍(가시와ㆍ34)은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언론이 만든 스타들이다.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알차지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의 말대로 젊은 피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희망이자 고민이다.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는 말이다.
축구인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긍정론자들은 히딩크 감독이 구사하는 축구 스타일이 기동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 중심의 축구라는 점에서 젊은 선수들의 왕성한 체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표팀의 경기에서 체력이 뒷받침된 것은 바로 젊은 피들 덕분이었다는 것.
현재 최종 월드컵대표팀 멤버로 거론되는 젊은 피는 21세인 최태욱 이천수 조병국, 22세의 차두리, 23세인 이동국 송종국 설기현 현영민 등 모두 8명이다.
특히 ‘만능플레이어’ 송종국은 주전을 굳힌 상태이고, 이천수 최태욱은 빠른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워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설기현은 히딩크 사단 중반까지 주전감으로 떠올랐지만 현재 소속팀인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해 대표팀에서도 교체멤버 수준으로 밀린 상태다.
어느 나라나 대표팀은 한번쯤 세대교체의 격변기를 겪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축구에서 이처럼 많은 인원이 세대교체의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드물다. 98년 월드컵 때는 이동국과 고종수 등 2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젊은 피들의 대거 등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경험부족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
이천수 최태욱 송종국 이동국 현영민 등이 대거 투입된 북중미 골드컵에서 골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무승행진을 거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좌우측면에서의 센터링이 정확하게 마무리된 경우가 없었고, 수비 역시 집중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등 문제를 노출했다.
그러나 유럽전훈때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최용수 안정환 윤정환 등 노장들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노장들은 공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팀에 안정감을 주었다.
히딩크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크게 만족해 하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히딩크 감독의 젊은 피 선호는 애초부터 잘못됐다는 의미이다.
히딩크 감독으로선 진흙 속에서 진주 발굴을 노렸지만 결국 실패했고, 최상의 멤버로 조직력 강화에 주력해야할 대표팀은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모 축구인은 “차두리가 왜 이동국보다 테스트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히딩크 감독은 깜짝 스타 발굴에 결국 실패했다. 경험 부족은 능력부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히딩크 감독의 스타발굴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이를 인정하고 하루 빨리 베스트 멤버를 구성, 조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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